▲열을 식히는 잉글리쉬 불도그일부 견종은 특히 열에 취약하기에 주의 해야한다. 불도그(불독)류의 견종들은 대부분 열에 굉장히 취약해서 더 신경을 써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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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은 보통 자신이 태어난 지역 기후에 맞춰 열과 추위로 몸을 스스로 지키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량한 견종들은 이런 기능이 대부분 떨어져 있다. 예를 들어, 쭈그린 인상을 가진 불도그(불독)는 여름이 아닐 때도 호흡이 어렵다. 대부분의 불도그는 그래서 잘 때 코를 곤다. 자연에선 불도그 같은 동물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인간이 그런 품종을 만들면서 신체 능력도 변화한 것이다.
한편, 반려견과의 산책은 무조건 자주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이런 날씨에서 산책은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이 더 많다.
되도록 이른 오전이나 늦은 저녁과 밤 사이에 산책을 시키고, 낮에는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실외에서 배변을 보는 등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꼭 물을 챙겨야 한다. 차가운 물수건으로 털이 없고 가장 민살이 있는 배 부위나 발바닥을 마사지하듯 적셔주는 것도 체온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된다.
개들의 '생존본능' 자극하는 폭죽소리... 여름철 더 주의해야
여름은 휴가와 피서, 각종 행사들이 많은 계절이기도 하다. 이때, 이런 현장에 반려견과 함께 가면서 일어나는 사고들이 생각보다 많다. 예를 들어 행사 진행 음악 소리나 폭죽 소리에 개들이 놀라서 도망가 버리는 경우다.
나는 이런 사고를 전형적으로 인간이 개를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사고들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대부분 본능적으로 개를 사람처럼, 즉 '의인화'해서 생각한다. '사람인 내가 즐거우니까 내 개도 즐겁겠지'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렇지 않다. 특히 사회성이 부족하고, 예민한 반려견이라면 그곳은 즐겁기커녕 매우 공포스러운 장소일 것이다.
행사장에선 큰 스피커와 행사 진행으로 소리들이 울린다. 사람이 느끼기엔 둥둥거리는 소리가 더 흥이 나게 할지도 모르지만, 개들 입장에선 음악을 듣고 즐기는 게 아니라 긴장과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거기다 많은 행사들에서 폭죽놀이를 진행하곤 한다.
이 폭죽놀이는 인간 입장에서 볼 때야 예쁜 거지, 개들에게는 전쟁이랑 전혀 다를 바가 없다. 폭죽 소리만 들으면 포탄 소리와도 비슷한 것이다. 이는 개들의 '생존본능'을 자극하게 되고, 그래서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힘으로 탈출을 해 도망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이 경우 반려견이 패닉 상태가 돼 최대한 축제 현장과 멀어지려고 힘껏 도망치고는 한다. 결과적으로 정말 힘들게 찾거나, 결국 못 찾는 안타까운 경우도 더러 생기는 걸 봤다. 나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폭죽을 터뜨리는 행사에는 가급적 반려견을 데려가지 말라고 보호자들에 말씀드리고 있다.
피서도 마찬가지다. 피서지에 가게 되면 보통 평소보다 더 놀아주게 된다. 특히 놀이를 좋아하는 개들은 뇌에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뇌가 '각성'이 되는데, 이때 자기 몸의 통증을 모르거나 상태를 조절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한 여름에 계곡이나 수영장에서 계속해서 놀아주다가, 놀 땐 괜찮았는데 며칠 뒤 열사병을 겪거나 심하면 생명을 잃기까지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나는 좋은 마음에 했는데 상대에겐 악영향을 끼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드물다. 여름철 발생하는 사고들은 올바른 지식과 준비가 없기 때문에 일어난다. 사고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반려견과 사는 데엔 지식이 필요하다. 보호자란 단어는 무겁다. 내가 반려견을 사랑하고 아껴준다고 해서 붙일 수 있는 단어도 아니다. 말 그대로 여러 의미로 반려견을 보호할 수 있어야 보호자인 것이다. 보호하려면, 반려견보다 더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런 지식이 도움이 되어 조금이나마 시원하고 안전하게 반려견과 여름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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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반려견 훈련사 '최민혁'입니다. 그저 개가 좋아 평생을 개와 가까워지려 하다보니 훈련사란 직업을 갖게 됐고, 그들의 이야기를 이제야 들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려동물이지만, 우리는 그들을 여전히 오해하고 모르고 있습니다. 개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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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들에겐 치명적인 여름,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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