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CGV 대전 탄방점 입구의 모습이다.
이진아
영화관 운영 실태를 직접 취재하기 위해 6월 8일 오후 3시에 대전 서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대전점과 CGV 대전탄방점을 방문했다.
메가박스 대전점의 입장 통로는 "상영관 자율입장"이라 쓰인 팻말이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다. 팻말은 티켓 확인 없이 10분 전부터 입장 가능함을 알리며, 아이조차 아무런 제지 없이 상영관을 드나드는 모습이었다. 물론 "티켓 확인 요청 시 협조 부탁드립니다", "무단입장 방지를 위한 CCTV 촬영 중"이라는 문구를 붙여 놓았으나, 해당 시간대에 관람객이 만날 수 있는 근무자는 스낵바에서 일하는 단 2명뿐이었다.
CGV 대전탄방점은 2개의 층으로 나뉘는데, 각 층에서 상영 10분 전 근무자가 표 검수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였다. 하지만 스낵바에서 일하던 2명의 근무자 중 한 명이 급하게 표 검수를 준비하고, 고객의 스낵 주문을 나머지 한 명이 담당했다.
CGV 미소지기(아르바이트 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A씨는 "현장 인력은 보통 소형관 기준 평일 3~4명, 주말이나 바쁜 시기에는 추가적인 인원이 유동적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또한 카드 고객은 되도록 키오스크로 안내하라는 방침으로 근무자의 일을 줄이고 있다고 한다. 상영관 중 일부는 셀프 음료수 코너와 예매한 자리에만 앉을 수 있는 스마트 시트를 갖춰 줄어든 직원 수만큼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은 최근에 신설된 일부 상영관만의 이야기다. 대부분 영화관은 시설적인 면에서 크게 개선된 점이 없는 채로 현장 인력만 줄어든 경우가 많았다. 또 다른 CGV 미소지기 B씨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 어려움이 크다며 현장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영관 청소 때, 혹은 매점 마감 시간대 등 갑자기 일이 몰리면 한 사람에게 과한 업무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직원들이 겪는 무리뿐만 아니라 서비스 질 저하로까지 이어지는 문제다.
이 때문에 관람객은 영화관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더해갈 수밖에 없다. 영화관을 즐겨 찾는 20대 박윤지씨(가명)는 "특별관이 있을 정도로 규모 있는 영화관에서도 검표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라며 "지난번에는 상영 10분 전에도 상영관 문이 열리지 않았고, 급하게 나온 아르바이트생 한 명이 상영관 전체를 청소하고 입장이 늦어져서 죄송하다는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라고 경험을 전했다.
박씨는 특히 검표와 안전 문제에 대한 불만과 불안을 토로했다. SNS에서 보인 관객들의 불만도 해당 두 가지에 관한 언급이 많았다. 물론 코로나 종식 이후 직접 검표를 다시 시작한 영화관이 많아졌으며, 안전사고를 대비한 상영관의 CCTV 설치와 직원 교육 또한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영화관의 서비스는 관객의 신뢰를 잃고 직원의 휴식마저 뺏어갔다. "서비스에 비해 높은 티켓 값은 무엇을 위한 것이냐"는 질문이 계속되는 한 한국 영화관의 미래는 밝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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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10분 전에도 문 안 열려...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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