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지난 17일 '알쓸범잡2' 정정을 요구하는 방송 민원을 제출했다.
방심위 캡처
정씨가 진정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0년 무렵 인터넷에 사진이 공개되자 경찰에 진정서를 냈고, 사진 등을 유포한 10여 명 가량을 잡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막상 잡고 보니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도 있어 마음이 약해져 구두로만 사과를 받고 경찰에 선처를 원한다고 말하고 넘어갔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믿었는데, 계속 같은 일이 반복됐다"라고 말했다. 정씨는 "20년간 아니라고 밝히고, 몇몇 게시물이 정정됐음에도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비슷한 사건만 봐도 손발이 떨리고 내 삶이 아직 2004년에 멈춰있는 것 같다"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20년간 주변에도 계속 밀양 사건의 가해자가 아니라고 해명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밝혔다. 정씨는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을 때마다 아니라고 했지만 내 사진이 이미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니 사회생활이 제대로 되질 않았다"라고 말했다.
피해자 김씨 "초등생 자녀 때문에... 친구들 설득해 단체진정"
공개된 단체 사진에 등장하는 김아무개(38)씨 역시 그간 밀양 사건이 재조명될 때마다 주변에 해명을 해야 했다고 했다. 김씨는 "그간 여러 차례 군대 후임이나 대학 친구들이 '너 아니지?'라고 물어오는 전화를 받아야 했다. 그때마다 가해자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단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라면서 "저희가 죽어야 사진이 올라오는 일이 끝나지 않을까. 지금 사진을 삭제해도 몇 년 뒤에 다시 올라오지 않을 보장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 내가 떳떳하니 의식하지 않고 살다가 <알쓸범잡>에도 사진이 올라왔다는 걸 최근에 발견하고 이러다가는 초등학생인 자녀도 나를 믿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진정서를 내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김씨는 단체사진 속 몇몇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진정서를 제출하자고 설득했다. 이에 사진 속 친구들 9명 가운데 연락이 닿지 않는 1명을 제외하고 8명이 모여 진정서를 내기로 했다.
사진 속 인물은 아니지만 과거 정씨와 싸이월드에서 교류하다가 가해자로 지목된 방아무개(38)씨도 진정서를 냈다. 그는 현재 유튜버로부터 신상공개 협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방씨는 2004년에 사건과 무관한 친구들의 사진이 인터넷 상에 올라오는 걸 보고 직접 밀양경찰서를 방문했지만 "(당시 경찰관이) 항의 전화가 너무 많이 오니 너희 일까지는 신경 못 써준다고 알아서 하라고 해서 접수조차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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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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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밀양사건과 무관, 죽어야 끝나나"... 피해자 9명 집단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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