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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0개 이상 배포된 '기특한' 물건의 정체

대전환경운동연합 '제비 배설물 받침대' 배포 성공적 마무리... "제비와의 공존 위해 향후에도 제작·배포"

등록 2024.06.25 16:53수정 2024.06.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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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배설물 받침대 모금을 통해 제작한 받침대 모습
제비 배설물 받침대모금을 통해 제작한 받침대 모습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제비 배설물 받침대를 전국에 무료 배포하고 있다. 2020년부터 제작을 시작해 모니터링을 병행하며 배포했는데, 지난해부터는 해피빈 등을 통한 모금으로 보다 많은 수량 제작이 가능해졌다. 올해는 3월 초부터 시작해 6월 말까지 강원도부터 제주도까지 전국 180여 곳에 1000개가 넘는 받침대를 배포했다.

제비는 보통 4월에서 7월 사이 둥지를 틀어 번식한다. 곡식을 주로 먹는 다른 새들과 달리 벌레를 잡아먹어 해충 방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이로운 새로 불렸다. 특히 어렸을 적 '흥부와 놀부'로 이야기로 더 익숙한 제비는 실제로도 사람과 가까이 살아가는 몇 안 되는 야생동물이다.  

하지만 요즘 제비들은 도시화, 산업화를 거치면서 가옥구조나 토지이용 방식이 크게 달라짐에 따라 보금자리를 갖는 것이 어렵게 됐다. 여전히 시골집 처마 밑이나 전통시장 등에 방문하면 볼 수 있지만 이마저도 제비가 살아가기에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특히 그 이유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는 제비 배설물이다. 둥지에서 바로 배설을 하는 제비로 인해 바닥이 더러워지고, 냄새나는 것으로 취급해 사람들이 쉽게 둥지를 허물어 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제비 둥지가 배설물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에 착안해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던 중 '제비 배설물 받침대'를 제작하게 됐다. 친환경적인 종이 재질로 누구나 손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둥지 받침대는 단단한 종이 재질로 접어서 사용이 가능하고, 설치할 때 방해가 되는 선이나 기둥을 피해 잘라서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원하는 형태로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원하는 위치에 붙일 수 있고, 쉽고 간편한 조립 방식으로 완성됐다.

지난 6월 초,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서점 '책방나무야'는 어린이자연생태동아리팀 활동에 제비 배설물 받침대를 활용하기도 했다. 제비집 가게에 배설물 받침대를 나눠주고, 제작 및 부착하는 활동까지 함께 하면서 제비살리기운동을 한 것이다.


담당 강사 천강희씨는 "이번 기회에 제비 그리고 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생각이 넓어진 것 같다. 제비 배설물 받침대 달아주기 활동은 너무 좋은 실천 활동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받침대 조립 모습 책방나무야 활동 내용 캡처
받침대 조립 모습책방나무야 활동 내용 캡처책방나무야
 
받침대를 받은 경남 사천의 한 시민은 "받침대 덕분에 제비똥으로부터 해방됐다. 어미 제비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가까이 가진 못했지만 새끼 제비 머리가 조그맣게 보여 찍어봤다"면서 사진을 공유했다. 또한 "제비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서 내년에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받침대 설치 사진 받침대가 설치된 모습
받침대 설치 사진받침대가 설치된 모습장혜원
  
강남이와 스타일이네 충남 보령의 제비 5남매
강남이와 스타일이네충남 보령의 제비 5남매한상주
   
6월 마지막 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제비 배설물 받침대 물량이 전부 소진됐음을 알리는 내용을 공지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처장은 "성황리에 배포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면서 "제비와의 공존을 위해 내년에 또 잘 준비하여 배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비 #제비배설물받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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