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에 20일 역대 최연소로 당선된 박정현 신임 회장. ©한국교총
교육언론창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박정현 신임 회장이 2013년 고3 여자 제자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12장 분량의 편지 내용 전문이 확인됐다.
해당 편지에는 당초 알려진 '자기', '사랑' 운운보다 더 심각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 편지는 당시 해당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보관되어온 것이기에 더 신빙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 편지 2장 포함 모두 12장... '사랑 고백' 많이 적혀 있어
25일, 교육언론창이 당시 박 회장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사본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당시 학생들이 발견한 편지는 모두 12장이었다. 여러 날에 걸쳐 보낸 것으로 보이는 이 편지는 손으로 쓴 것이 2장이고 나머지는 워드로 친 것이었다.
당시 "사랑하는 나의 ○○"으로 시작하는 한 편지를 보면 "점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늘 오는 시간에 엄청 떨렸어"라면서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러면서 "사랑하고 또 사랑해"란 말로 편지가 마무리된다.
이 내용은 "박 교사의 당시 근무지인 특수목적고는 기숙학교이기 때문에 점호가 있었다"는 당시 제자들의 증언과 일치한다. 편지 내용 또한 "다른 애들이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인다. 안아주고 싶다"는 표현에 비춰볼 때 교사가 제자들을 동등하게 대했다기보다는 특정 제자를 향한 것처럼 보였다.
또 다른 편지에는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깊이 사랑합니다"란 내용이 적혀 있다. 이 밖에 다른 편지에도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 당신의 향기",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어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당시 박 회장은 해당편지를 본 학생들이 학교에 문제를 제기해, '견책' 징계를 받은 뒤 인천의 한 중학교로 전근을 간 바 있다.
교육언론창은 이들 편지의 진위 여부에 대해 묻기 위해 박 회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도 보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교총 회장 "입시 좋은 성과 위해 쪽지로 응원한 것"
편지 논란에 대해 박 회장은 지난 22일 낸 입장문에서 "저는 고등학교에 근무할 당시,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다"면서 "그것이 과했던 것 같다. 모든 아이들을 동일하게 대하지 못한 부족함으로 2013년 품위유지위반 견책 징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