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보 상류 쌍신공원에서 '슬기로운 천막생활'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는 임도훈(좌), 박은영(가운데), 이경호(우) 환경운동가
김병기
"안녕하세요, 얼가니새 이경홉니다."(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저는 초췌은영"(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전 나귀도훈이에요."(임도훈 보철거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간사)
유튜브 라이브 방송 <슬기로운 천막생활>(이하 '슬천,' 김병기의 환경새뜸 채널)에는 세 사람이 등장한다. '새 박사' 이경호, '글 쓰는' 박은영, '노래하는' 임도훈이다.
슬기로운 천막생활 유튜브 라이브: https://www.youtube.com/@minifat96/streams
지난 5월 23일, 세종보 재가동 백지화와 물정책 정상화를 촉구하며 세종보 상류 300m 지점 하천부지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한 지 24일째 되던 날이었다. 3명의 환경운동가는 이곳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유튜브로 생중계하자고 의기투합했다. 보에 물 채우면 수장되는 곳에서의 한가한 이야기로 여길 수 있지만, 사실은 절박함의 표현이었다.
농성장의 라이브 방송... "새들이 재잘거리는 소리 같다"
이들이 결의하던 날, 그 자리에서 곧바로 라이브를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슬천'은 27일 현재 22회를 찍었다. 농성장 또는 국회기자회견 등 외부에서 진행된 다채로운 행사 라이브 방송 등을 포함하면 35회. 거의 매일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한 셈이다.
"좌충우돌, 갈팡질팡, 엉망진창이야~"
방송 중이 이런 말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사전기획은 물론 각본과 대본도 없는 그야말로 '날 방송'이었다.
많게는 2000회 이상을 기록한 조회수(국회 기자회견 생중계)도 있지만 대체로 100~200여회 정도이다. 지금까지 최대 동접 기록은 13명 정도. 그럼에도 방송을 이어가는 까닭은? 기자회견 등의 공식 행사 때의 구호와 날선 발언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들과 일상 언어로 소통하면서 공감하고 참여를 이끌어낼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나름대로 신선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4대강사업, 국가 물정책, 환경운동 등 일반인들의 삶과는 거리가 느껴지는 주제를 시민의 눈높이에서 가벼운 농담을 섞어가며 풀어내면서 친밀감을 높였다. 한 시청자는 거세게 흐르는 금강을 배경으로 한 이들의 유쾌통쾌상쾌한 수다를 이같이 평가했다.
"금강변에서 물떼새가 재잘거리는 소리 같아서 정겹다."
많은 면에서 부족했지만 내용은 알찼다. 농성장을 지키는 핵심 3인방인 이들은 세종보 현안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퇴행적인 물정책을 잘 꿰고 있었다. 또 환경운동의 최전선으로 전국 환경운동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의 붙박이들이기에 여타 환경 현안에도 밝다. 간혹 국회의원과 언론인, 전문가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내용의 전문성을 보탰다.
[새박사 '얼가니새' 이경호] 간절한 까닭은... "세종보 담수하면 생태학살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