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시모 신다의 수령 700년 은행나무 불임에 영험하다는 속설이 있다.
정효정
경내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은 높이 33미터 둘레 11미터의 거대한 은행나무다. 수령 700년의 이 은행나무는 불임에 영험하다는 속설이 있다. 이 절의 또 다른 명소는 카미카와구치야(上川口屋)라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과자 가게다. 1781년에 창업해 지금 13대째 주인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당시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사탕을 팔았지만, 지금은 다양한 막과자를 팔고 있다. 초등학생 때 학교 앞에서 사 먹던 군것질거리와 비슷한 느낌이다. 경내에는 아이와 함께 참배하러 온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이 세상 모든 아이의 소중함을 아는 귀자모신에게 아이의 무탈함을 비는 것이다.
나이듦은 마치 전차를 타는 것처럼 – 고신즈카(庚申塚)역
도덴 아라카와선을 타고 고신즈카 역에서 내리면 스가모 지조도리와 이어진 상가거리가 나온다. 스가모는 노인들의 하라주쿠라고 불리는 곳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가게가 많은 지역이다. 실버카를 끄는 어르신들의 비중이 단번에 늘어난다. 타 지역에 비해 물가가 저렴한 편인데, 가장 저렴한 것은 약국에서 살 수 있는 파스나 소화제 등 의약품이다. 도쿄는 늘 바쁘고 정신없는 느낌인데, 이곳의 풍경은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이 느긋하게 흘러간다.
청년들의 와세다 대학, 아이들의 키시모 신당을 거쳐, 이제는 노인들의 거리 스가모에 서 있다. 벌써 인생을 한 차례 산 기분이다.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갈수록 무슨 큰일이라도 난 양 매년 호들갑을 떨어대지만, 사실 소란 떨 일이 아니긴 하다. 전차가 도착하면 올라탔다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내리는 것처럼, 그저 자연스럽고 평범한 섭리일 뿐이다.
낡고 오래된 전차 안엔 장을 보고 돌아오는 할머니, 유모차를 끌고 탄 젊은 부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지나가는 여행자인 나까지 모두 천천히 다음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누구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자연스럽고 평범한 일상들이었다.
*도덴 아라카와선 2부로 이어집니다.
▶여행정보
- 도덴아라카와선 1일권 사는 법
오지 역에는 승강장에 역무원이 있어 탑승 전 구매가 가능하다. 미노와바시역은 '미노와바시 추억관'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역은 모두 무인역이기에, 전차에 탑승 후 운전수에게 "1일 권 주세요(1日券ください)"라고 말하고 준비해 둔 400엔을 내면 탑승권을 발급해 준다. 그 후 탑승할 때마다 운전수에게 탑승권 날짜가 잘 보이게 보여주며 타면 된다.
- 와세다대학국제문학관 早稲田大学国際文学館(村上春樹ライブラリー)
무라카미 하루키가 기증한 친필 원고, 집필 자료, 도서, 음반 등 약 1만여 점의 소장품이 있는 공간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 연구와 국제적인 문화 교류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 만들어졌다. 입장료 무료.
【주소】 東京都新宿区西早稲田1-6-1
【개관시간】 10:00-17:00
【휴관일】 매주 수요일
【전화 번호】 03-3204-4614
【홈페이지】 https://www.waseda.jp/culture/wihl/en
【가는 법】 도덴 아라카와선 와세다 역 하차 도보 5분
- 조시가야 키시모 신당(雑司ヶ谷鬼子母神堂)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신당으로 불교의 호법신인 귀자모신을 모시고 있다. 경내에는 수령 700년이 넘은 은행나무와 이나리 신사, 귀자모신상, 1781년부터 운영되던 과자가게인 카미카와구치야(上川口屋)가 있다.
【주소】 東京都豊島区雑司が谷3-15-20
【개관시간】 06:30-17:00
【전화 번호】 03-3982-8347
【홈페이지】 https://www.kishimojin.jp/
【가는 법】 도덴 아라카와선 키시진보마에 역에서 도보로 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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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여행작가. 저서 <당신에게 실크로드>, <남자찾아 산티아고>, 사진집 <다큐멘터리 新 실크로드 Ⅰ,Ⅱ>
"달라도 괜찮아요. 서로의 마음만 이해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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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도쿄 어때? 400엔으로 느린 여행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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