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속에서 그리는 초상화
김종성
죽녹원 아트센터, 대나무 공예점, 담양향교
쭉쭉 뻗어 있는 대숲을 마주하면, 우리 선인들이 어떤 연유로 대나무를 좋아했는지 알 것만 같다. 사시사철 푸르고 곧게 자라고 휘지 않는 대나무는 꼿꼿한 지조와 절개의 상징이겠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곧은 사람을 대나무에 비유해 '대쪽 같다'고 한다.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다. 뱃속을 채우는 데 힘을 쓰지 않으니 선비들이 좋아할 만하다.
죽녹원 곁에는 담양향교, 죽녹원 아트센터, 대나무 공예점, 대나무 제품 판매점, 기념품점이 있어 들르게 된다. 가게에서 파는 죽순빵, 댓잎술, 대나무 아이스크림 등도 하나하나 맛보고 싶을 정도로 흥미롭다. 대나무를 이용한 생활용품, 공예품 등이 있는 가게와 갤러리도 있다.
담양은 조선시대 조정과 왕실에 공물과 진상품으로 왕대, 오죽, 화살대, 죽력(竹瀝·대나무를 구워서 나온 진액)을 바쳤다고 한다. 죽력은 약으로 쓰였는데 열을 내리고 가래를 없애주며 경기(驚氣)를 진정시키고 막힌 곳을 뚫어 주는 효능이 있단다. 담양 죽물시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서 조선시대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고을 중 하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