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백년 동안 광양을 지켜온 나무들광양 유당공원과 인동숲에는 중종 때 광양현감을 지내던 박세후가 심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런 나무를 보면 주변에 있는 선정비가 무슨 가치가 있을까를 생각한다.
이병록
오래된 마을에는 오래된 나무가 있어야 제격이다. 광양에서 유당 근린공원과 인동 숲에는 매우 오래된 나무숲과 이팝나무가 있다. 두 곳은 조선 중종 때 광양 현감 박세후가 바람을 막는 용도와 풍수지리 차원에서 심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광양읍을 상징하는 나무(광양 읍수)는 이팝나무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만든 지 얼마 안돼서 이런 오래된 나무가 없다.
유당 공원에는 진주성 싸움에서 순절한 김천록 정려비, 광양민란 수반토평비 외에도 많은 선정비와 영세불망비가 모아져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개인 출세를 위해 일제에 협력한 사람의 비 앞에는 이들의 행적을 기록한 표지를 세웠다. 광양 시민은 현명하게도 비를 없애는 것보다 보존하면서도 이들의 위선을 고발하고 있다.
유당 공원에 있는 돌로 만든 선정비와 영세불망비는 아마도 박세후가 심은 나무보다 오래갈 것이다.
누가 백성과 지역을 더 사랑했을까? 후세에 백성들이 어떤 목민관의 선정을 더 기릴까? 유당 공원에 있는 선정비와 영세불망비 몇 백 개가 있다고 해도, 이런 나무 한 그루와 가치를 비교할 수 있을까? 유당공원과 인동숲은 남파랑길 50구간에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들러 이팝나무를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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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해군 제독
정치학 박사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전)서울시안보정책자문위원
전)합동참모본부발전연구위원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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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볕의 도시 광양, 지나치면 아쉬울 오래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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