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칠순이 된 어머니는 문득 깨닫게 되는 당신의 나이에 기막혀하며 여러 감정을 쏟아낸다.?'언행불일치' 어머니는 오늘도 빠짐없이 운동 중이다.(자료사진)
픽사베이
그런 어머니는 건강관리에 있어서도 걱정에 부합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건강에 이상 증상이 생기면, 그것을 파고들어 공부하고 공부한 것을 실천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당신 나이 50대까지만 해도 산을 거침없이 올랐던 어머니는 점점 약해지는 무릎 때문에 고생이시다. 물리치료도 받아보고 주사도 맞아 보지만 효과가 신통치 않아 운동을 시작했다.
매일 집 근처 공원에 나가 트랙을 따라 두세 바퀴를 도는 것인데, 힘들고 귀찮아도 날씨만 허락하면 빠짐없이 운동을 나간다. 앉아있을 때면 무릎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열심이다. 그런 그녀의 무릎은, 젊은이들처럼 뛰지는 못해도 걷는 데엔 아직까지 큰 무리가 없다.
그녀의 대단한 건강관리 성과 중 하나는 고지혈증을 스스로 치료한 것이다. 몇 년 전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그녀는 대두와 보리만 갈아서 만든 미숫가루를 2년 동안 매일같이 마셨다.
직접 재료를 수급해 방앗간을 선별해 맡기고, 설탕 한 톨 넣지 않은 밍밍하고 텁텁한 미숫가루를 2년 동안 복용한 것이다. 그 결과, 고지혈 수치를 400에서 100대로 낮추는 데 성공하고 만다.
당신은 고소하고 먹을 만하다고 하는데, 아들인 내가 먹어보니 사실 매일 먹을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달콤한 비타민 하나 챙겨먹는 것도 잘 까먹고 귀찮아하는 나로선, 어머니의 2년을 들인 이런 노력이 대단하기만 하다.
고혈압 전조 단계 진단을 받았던 그녀는, 꾸준한 운동과 함께 대부분의 음식에 양파와 같은 각종 야채를 넣어 먹음으로써 고혈압 진단도 무효화시켜 버렸다. 60세가 넘을 때까지 편식을 했던 그녀는, 이제는 요거트와 토마토 같이 이전엔 멀리하던 음식들마저도 챙겨 먹고 있다.
적다보니 어머니가 툭툭 내뱉던 말이 참으로 무색하다. 얼른 가야 된다(?)는 사람이 매일 같이 운동을 가고,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야채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걱정하는 아이러니.
비록 내가 인공지능 AI는 아니지만, 이 정도 데이터면 답이 딱 나온다. 아무리 봐도 어머니는 장수할 팔자를 만들고 있는 게 분명하다. 아래 이런 장면을 봐도 그렇다.
"아이 원트 투... 투... 뭐더라? 에이~ 참말로!"
"아무리 외울라케도 안 외와져..."
뭔가 원하는 것을 말하려던 어머니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갑자기 화를 냈다. 어제 수십 번을 반복해서 들었던 영어 표현이 오늘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분명 외웠는데 또 까먹었다며 시무룩하게 말하는 어머니의 작은 소망은 멋들어지게 영어로 말하는 것. 아직 영어에서의 유창함이나 멋짐은 조금 부족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만큼은 멋지기 그지없다.
"와~ 꾸준히 하시네요. 잘 하시는데요? 대단합니다! 정말!"
진심이 담긴 아들의 감탄과 환한 미소에, 아래로 떨어지던 어머니의 입꼬리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아니라고 손사래 치며 미소 짓는 어머니의 모습에 내 감탄은 뿌듯함으로 진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