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예산군 신암면 구릉지, 바로 앞 쪽이 산업단지 예정지이다.
이재환
신암면 주민들은 구릉지 '옥토' 위에 대규모 산업단지와 폐기물처리장을 건설하는 계획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주민은 "30대째 신암면 구릉지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조곡산업단지에 독성물질이 가득한 폐기물을 묻는 산업 폐기물매립장이 건설된다고 한다. 도시로 나갔던 아들이 돌아온다고 했는데, 폐기물매립장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한다. 산폐장이 들어서면 고향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호소했다.
이날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아래 환경연합) 창립 행사에 참석한 주민들과 환경연합 회원들은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소속 변호사의 '산업폐기물 시설' 관련 강연을 들었다. 하 변호사의 강연 직후, 이들 주민들과 회원들은 산업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설 예정인 오가·신암 구릉지를 둘러 봤다.
신암면 뿐아니라 농촌 주민들이 산업단지와 폐기물처리장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님비현상이 아니다. 농촌으로 몰려오는 산업폐기물처리 시설과 그 설치 과정서는 '정의로움'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폐기물은 경제를 성장시키고 도시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산업폐기물과 농촌 주민들의 삶은 직접적인 연관성도 없다.
게다가 산업폐기물은 생활폐기물과는 다르게 발생지에서 처리하는 원칙도 적용되지 않는다. 폐기물 처리 또한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이 맡고 있다. 민간 영역이라는 이유로 지역 주민들은 산업폐기물처리시설을 감시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질 수 없다. 산업 폐기물은 발생부터 처리 과정, 사후관리 문제 등에서 모두 '정의롭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산업폐기물은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 상대적으로 '반대할 힘'이 부족한 농촌 지역으로 몰려오고 있다.
"대도시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농촌으로... '산업단지'는 포장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