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 추모제가 15일 오후 사고 현장인 궁평제2지하차도에서 진행됐다.
김화빈
"최고의 추모는 진상규명입니다." - 최은경 오송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
"정부와 지자체가 바뀌지 않는다면, 저희가 달고 있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리본의 색깔만 하나씩 늘어갈 겁니다." - 이중훈(오송 참사 유족)씨
14명이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를 맞아 이 참사 유족뿐 아니라 세월호·이태원·가습기살균제 등 사회적 참사를 겪은 유족들이 모여 "윤석열 정부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야당은 국회의 국정조사 추진을 연거푸 약속했다.
저마다 가슴에 단 녹색 리본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 추모식이 15일 오후 4시 참사 현장인 궁평제2지하차도에서 열렸다. 흙탕물이 쉴 새 없이 밀어닥치던 1년 전과 달리, 이날은 뙤약볕이 내리쬐었다. 어두운 옷을 입은 유족들이 하나, 둘 참사 현장에 도착했지만, 희생자를 기리는 합동분향소엔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환 충북도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명의로 된 근조화환이 없었다.
앞서 김영환 지사와 이범석 시장은 유조이 방문하지 않은 청주시청 임시청사의 시민분향소에 헌화했고 이날 추모식엔 참석하지 않았다. 추모식엔 유족과 생존자를 비롯해 약 200명이 참석했고 연대발언, 추모시 낭독, 추모 공연, 다른 사회적 참사 유족과의 간담회 등이 이어졌다.
추모식 참석자들 옷깃에는 충북도청·청주시의 상징색에서 딴 녹색 리본이 붙어 있었다. 녹색 리본은 "참사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뿐아니라 진상규명에 미온적인 지자체를 비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해) 7월 15일 '지금 가고 있어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이 말을 마지막으로 한 14명이 있습니다. (마지막 전화를 받고) 울부짖는 가족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1년이나 지나지 않았냐고, 잊어버릴 때도 됐다'고 말합니다. 마치 슬픔에도 정해진 기간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살아남은 게 미안하고 죄스러운 (생존자) 16명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그래도 너는 살지 않았냐'면서 침묵을 강요했습니다. 죽음과 사투를 벌였던 이들에게 관계기관 누구도 머리 숙여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피해자 권리에 대한 이야기는 전해 들을 수 없었습니다." - 선지현(7.15오송참사 기록단)씨
유족들의 오열 "막막한 시간만 흘러"... 국정조사 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