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 곧바로 카메라 메고 천수만 가요"

문은기 작가의 '찬란한 자연에 사랑을 더하다' 사진전, 8월 15일까지 열려

등록 2024.07.17 13:43수정 2024.07.17 13:43
0
원고료로 응원
a 작품 설명을 하는 문은기 작가 .

작품 설명을 하는 문은기 작가 . ⓒ 김은혜


갑자기 프로펠러 가드가 달린 드론이 공중으로 낮게 오르더니 이내 하강하며 하얀 천을 뗐다. 탄성과 박수가 울려 퍼지면서 천으로 가려졌던 정사각형의 액자에는 천수만 모래톱을 뒤로한 쇠제비갈매기들이 짝지기에 여념이 없었다. 서산시청 공무원으로 33년째 근무하고 있는 문은기 작가의 메인 작품이다.

15일 서산시 인지면 '커피에반하다카페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찬란한 자연에 사랑을 더하다'는 제1회 전시회로, 서산 천수만의 아름답고 신비한 작품들과 자연풍경 등이 갤러리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품격있게 전시됐다.
 
a 서산시청 공무원 문은기 작가 .

서산시청 공무원 문은기 작가 . ⓒ 김은혜

 
문은기 작가는 "우리 서산은 천수만을 비롯하여 구석구석 찬란한 자연이 숨어있다. 이 속에 빠져 서른 해 동안 들과 산으로 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때로는 배고픈 줄도 모르고 아름다운 자연에 빠져 위장복을 입고 천수만 친구들을 기다린 적도 있다"고 했다.


문 작가는 처음부터 천수만의 하루를 담지 않았다. 재밌게도 진돗개를 좋아해서 개 사진을 찍은 것이 카메라 입문의 계기였다. 그러다 풍경과 야생화를 거쳐 13년 전 서산버드랜드로 발령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하루하루 천수만 철새를 찍게 됐다.

겨울에는 물안개가 피어오를 무렵인 새벽 4시 30분, 여름에는 차 안에서 종일 샌드위치를 먹으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는 문은기 작가.

"100% 만족은 없다. 2% 부족한 부분을 잡기 위해 계속 (천수만) 다녔다. 그러다 아내까지 중독시켜놨다. 집사람은 카메라 속에 비친 말똥가리 눈에 반해 지금껏 핀잔하지 않고 같이 빠져 쫓아다닌다. 다른 면에서는 (집에 있으면) 자꾸 나태해지기도 해서, 퇴근하면 곧바로 카메라 메고 천수만 가는 거다. 그곳에는 새로운 친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심심할 겨를이 없다."
 
a 문은기 작가 작품 .

문은기 작가 작품 . ⓒ 김은혜

 
문은기 작가에게 앞으로의 꿈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뭐 크게는 없다. 내 걸음의 움직임이 단 1%라도 가능하다면 늘 서산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하고 싶다. 누군가의 말처럼 내 작품 중에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내일 찍을 사진 중에 하나니까. 자연 속 미세한 떨림까지도 렌즈에 담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오늘의 전시회를 통해 내일 다시 천수만 친구들과 함께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더 힘내겠다."

문은기 작가가 그토록 사랑하는 천수만은 내년인 2025년 아시안 버드페어가 서산버드랜드에서 열릴 정도로 철새들의 천국이다. 이번 문은기 작가의 사진전은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열리며, 판매 수익 전액은 아프리카에 우산을 기부하는 '만원의 행복' 단체에 기부된다.
 
a 축하공연을 하는 신현주씨 .

축하공연을 하는 신현주씨 . ⓒ 김은혜

   
a 자리를 빛내주신 사람들 .

자리를 빛내주신 사람들 . ⓒ 김은혜

덧붙이는 글 충남도청에도 실립니다.
#서산시청공무원문은기사진작가 #찬란한자연에사랑을더하다 #문은기사진작가 #서산천수만을사랑하는남자 #커피에반하다카페갤러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3. 3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4. 4 일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떤 관계일까 일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떤 관계일까
  5. 5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