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일하다 과로로 사망한 고 정슬기, 고 장덕준 유가족과 더불민주당 김주영,박홍배, 염태영, 진보당 윤종오, 장혜경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에서 더 이상의 죽음은 없어야 한다”라며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유성호
'쿠팡 택배기사' 고 정슬기씨 아버지 정금석씨는 이날 "우리 아빠가 로켓 연료가 되었다는 첫째, 사춘기에 접어든 둘째 손녀는 이제 우리 집은 돈이 없으니 아껴야 된다며 저녁마다 전기코드를 빼고 있다"라며 "이 엄청난 아픔을 바라보는 할애비는 하루하루의 삶이 고통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아들은 분명 쿠팡 로켓배송을 했다. 쿠팡은 카톡을 통해 출퇴근 시간을 확인했고,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통해 집적 통제하고 조종했다"라며 "그러나 쿠팡은 지금까지도 대리점 뒤에 숨어서 우리 일이 아니라며 외면을 하고 있으니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라고 호소했다(관련기사: "할아버지, 우리 아빠가 로켓배송 '연료'가 됐대"
https://omn.kr/29dfw).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 어머니 박미숙씨는 "아들이 사망한 지 4년이 되어간다. 그 4년이란 시간 동안 저희는 쿠팡으로부터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다"라며 "(산업재해 판정에도) 업무상 질병 판정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덕준이가 밥을 먹지 않고 다이어트를 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로, 아들을 굶겨 죽인 부모로 만들더니, 덕준이가 한 일을 골프에 비유하며 죽은 아들을 모욕하는 행위를 스스럼없이 하는 쿠팡에 치가 떨린다"라고 했다(관련기사: 사람 죽었는데 쿠팡 "골프도 그만큼 걷는다, 힘들 정도 아냐"
https://omn.kr/29fjl).
이어 "덕준이가 살아생전 했던 '우리는 쿠팡을 이길 수 없어요'라고 외치던 소리가 귀에서 떠나질 않는다"라며 "술이 아니면 잠을 잘 수도 없는 생활을 4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저희의 소리를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관련기사: [단독] '가슴 움켜쥔채 18초'... 쿠팡 노동자 사망 직전 영상 나왔다
https://omn.kr/29epf).
고 정슬기씨는 쿠팡CLS 직원의 직접적 업무지시 아래 '로켓배송'을 이어오다 지난 5월 28일 사망했다. 그는 "부탁드립니다. 달려주십시오"라는 말에 "개처럼 뛰고 있긴 하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칠곡 쿠팡물류센터에서 1년 2개월 동안 새벽 노동했던 고 장덕준씨는 2020년 10월 12일 퇴근 후 욕조에서 사망했다. 2021년 2월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판정 이후 유족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장씨의 죽음에 사과까지 했던 쿠팡은 태도를 바꿔 '다이어트가 사망의 원인'이라거나 '골프 쳐도 1만 5000보 걷는다'는 등의 말로 장씨 업무가 높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