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 남소연
방송통신위원회가 '1인 체제' 불법성 논란에도 공영방송 이사 지원자에 대한 범죄 경력 조회를 마치는 등 선임을 위한 마지막 절차인 정당 가입 조회 확인만 남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방통위 관계자 발언과 야당 측 취재를 종합하면, 방통위는 지난 7월 15~19일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 지원자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하고, 지원자들에 대한 범죄 경력 조회까지 마쳤다. 방통위는 지난 15일에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정당에 공문을 보내 이사 지원자에 대한 정당가입 여부 확인을 요청했다.
방통위 기획조정관 "더이상 진행할 행정절차 없다"
모두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1인 체제'에서 추진되는 일이다. 방통위법상 방통위는 여야 추천 5인 위원으로 구성되고, 5인 위원의 합의, 의결에 따라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처리하는데, 위법성이 있는 '1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야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 국민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한 것과 관련, '1인 체제에서 의결 없이 불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상인 직무대행은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직무대행은 이사 선임과 관련해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관 방통위 기획조정관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KBS, 방문진은 (범죄경력조회가) 끝났다"고 밝혔다. "이상인 직무대행께 보고드렸냐"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질문에 김 조정관은 "그런 절차가 완료됐다는 보고는 드렸다, KBS와 방문진 관련해선 사무처에서 더이상 진행할 것이(행정절차가) 없다"고 설명했다.
즉,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임명되면 바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이진숙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 취임하면, 즉시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들이 여권 성향 이사들로 새롭게 임명되고, 안형준 MBC 사장에 대한 해임을 진행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 시나리오가 완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MBC가) 공정한 방식으로 방송할 수 있게 법과 규정에 따라서 MBC의 편향성을 시정할 수 있는 (방문진) 이사가 선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방문진 이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들도 대부분 MBC 경영진 교체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해민 의원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관련해 대통령실에 보고하셨냐"고 묻자 김 조정관은 "저는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진숙 후보자가 취임하면 어떻게든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밀어붙이겠지만, 변수는 '정당 가입 여부 확인'이다.
공영방송 이사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정당 가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방통위는 지난 15일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에 공문을 보내 지원자들의 정당가입 여부에 대해 회신을 요청했지만, 민주당 등 일부 야당은 회신을 하지 않았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25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방통위 측에 회신하지 않았다"면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의 불법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민주당에서 회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민주당이 발의한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탄핵소추안은 25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이상인 직무대행의 직무도 정지되는 만큼, 탄핵안 가결 전 자진 사퇴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