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ginning of The Bright220X270X5cm, hangeul buttons made with Korean paper, pins, beads on plexiglas
갤러리박영
"2015년에 파리 유네스코 본부, 조안 미로갤러리에서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세종대왕 문해상 시상식이 열렸어요. 그때, 제가 한글 소재 작품을 하는 작가로 선정됐어요. 한지 단추 작업은 이미 이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어떤 작품을 만들지 고민하다가, 한글 자모음의 형태로 한지 단추를 만들어 프랑스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개선문을 왜곡시킨 이미지를 착안하게 됐어요.
개선문을 자세히 보시면 앞쪽은 하얀색이고 뒤는 회색입니다. 회색 부분은 그림자를 나타낸 거죠. 그 뒤는 아시다시피 에펠탑입니다. 개선문의 형태를 보면 오른쪽은 실제보다 높고 왼쪽은 낮게 왜곡된 게 눈에 띌 거예요. 건축물의 형태를 왜곡함으로써 인간의 본질을 나타내고 싶었던 겁니다. 사람은 누구나 외면과 내면이 다릅니다. 사람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조명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낮이 되기도 하고 밤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인생에도 낮과 밤이 있듯이 건축물에도 낮과 밤이 있는 거죠. 낮과 밤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이 인간의 본질과도 좀 닮아 있는 것 같아요. 자세히 보시면, 사람들이 긍정하며 즐겁게 살기를 바라는 제 마음이 보일 겁니다. 웃음소리를 나타내는 'ㅋ'과 'ㅎ', 오케이를 뜻하는 'ㅇ'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