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신임 대표와 함께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0일 비공개로 만났다. 대통령실은 "당정 화합을 위한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만남이) 진행이 됐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전날 오전 11시 경부터 1시간 30분 동안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면담에는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면담 내용에 대해 이 관계자는 "처음에는 과거의 법조 생활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시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이 됐다"면서 "대통령께서는 한동훈 대표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조언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는데 '당대표가 됐으니 정치에서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서 한동훈 대표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조직의 취약점을 강화해서 조직을 잘 이끌어 나가고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다. 한 대표는 '대통령님 걱정 없이 잘 해내겠다'고 답한 걸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당직 개편과 관련해 '당대표가 알아서 하라'고 말했고, 당 지도부 인선 뒤 관저에서 만찬을 하자고 제안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각자 점심 약속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면담이 길어지면서 각각의 점심 약속을 미루게 됐다고 한다. 면담 자리가 급히 만들어진 정황이다. 이번 만남을 통해 당 내 이슈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걸로 보인다.
'한동훈과의 만남' 대통령이 친윤계와 친한계에 전한 뜻은
만남 자체로만 보면, 한 대표 당선 하루 뒤인 지난 24일 여당 지도부와 당대표 낙선자 등을 초청해 만찬을 열고 6일 만에 다시 만났다는 점에서 한 대표의 권위를 세워주는 모양새가 됐다. 이는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을 설치에 나서면서 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상황과도 궤를 같이 한다.
한편으론, 당대표가 임명하는 직책인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정점식 의원이 한 대표의 당선 뒤에도 사퇴하지 않고 있는 문제로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람 저 사람 포용하라'는 말은 친한계 친윤계를 따지지 말라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당대표가 알아서 하라'는 말은 한 대표의 뜻대로 하라고도 해석될 수 있지만, 애초에 대통령은 당무에 개입하면 안 되기 때문에 이날 만남이 당무 개입 차원이 아니라는 선언적 발언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자주 만난다는 걸 보여주면서 친윤계에 '한 대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는 뜻을, 친한계에게는 '당직 인선에서 친윤계를 안배하라'는 뜻을 전한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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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한동훈 대표와 면담서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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