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항저우무역관을 방문해 송익준 관장의 강의를 듣는 강화군 교류단 강화군 주니어 외교관 교류단은 항저우 무역관을 방문해 송익준 관장에게 한중 무역 전반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조창완
첫날을 항저우에서 잔 학생들은 다음날 샤오싱(紹興)에 있는 루쉰 옛집을 참관했다. 샤오싱은 루쉰 뿐만 아니라 고대 월나라의 수도로 구천(勾践)과 서시(西施), 명필 왕희지(王献之), 왕양명(王守仁) 등 역사 인물과 당대 최고의 정치가 저우언라이(周恩来), 교육자 차이위앤페이(蔡元培), 혁명가 추진(秋瑾)을 배출했다. 당대에서 중국 정치의 거목인 웨이지엔싱(尉健行), 정페이옌(曾培炎), 위정셩(俞正声), 종산(钟山), 천민얼(陈敏尔) 등이 샤오싱 출신이다. 학생들은 더운 날씨에도 루쉰의 고거, 백초원, 삼미서옥과 소설의 배경이 된 함헝주점 등을 돌아봤다.
샤오싱을 출발해 3시간을 이동해 저우산으로 이동했다. 저우산에 도착해 신도시에 있는 도시계획박물관과 저우산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저우산을 이해했다. 상주인구 117만 명인 저우산시가 강화군과 자매도시가 된 것은 역사적 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충분하다.
중국 지역 가운데 섬이 가장 많은 저우산시는 중국 해양문화의 발상지 중 하나다. 저우산에는 중국 4대 불교 성지 가운데 관음성지인 푸투오산(普陀山)이 있다. 지난해 방문객 1000만 명이 넘을 만큼 사랑받는 여행지가 고대부터 신라왕자 김교각 스님 등과 인연이 깊었고, 수많은 견당사들이 명주(明州, 지금의 닝보)를 가기 전 이곳을 들러 기념했다. 강화도에는 한국 관음성지 중에 꼽히는 보문사가 있는 만큼 사상적인 유대가 깊다. 이 인연의 기록은 1123년 고려를 방문한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의 기록인 '선화봉사 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으로도 거슬러 간다. 서긍은 들어올 때 장봉도와 석모도에서 하루씩을 자고, 나갈 때도 장봉도에서 하루를 잔 기록을 남겼다. 고대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저우산반도와 강화군은 연결된다.
천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만난 강화군과 학생들은 3일 난하이실험학교에서 만나는 것으로 교류 일정을 시작했다. 첫날 기념식을 치른 학생들은 이미 이메일로 교류하는 학생 집으로 한 명씩 지정되어 이틀간 홈스테이를 했다. 친구 뿐만 아니라 새로운 부모의 느낌을 많이 받았다.
둘째날에는 낮 시간을 활용해 더 넓게 교류활동을 했다. 학생들은 다시 난하이실험학교에서 만나 중국 전통 공예체험, 전통 가옥 방문, 사원 방문을 하면서 정을 나누었다.
마지막에는 아침 9시에 다시 집결해 항저우공항으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중국 친구 가족들과 집결지인 학교로 돌아왔다. 교류 학생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부모나 형제자매들과 친해진 상황이라 헤어지기 싫어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중 청소년 교류 모습 저우산시 도시계획박물관에서 방문단(좌상)과 각종 교류활동을 진행하는 강화군 주니어외교관 방문단
조창완
사드로 인해 두 나라 관계가 경색된 데다 코로나 팬데믹까지 거치면서 그간 한중 교류는 거의 끊어지다시피 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화군과 저우산시의 교류가 재개된 것은 중앙 정부가 할 수 없는 것들을 어디선가는 해줘야 두 나라 관계가 다시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교훈이다.
미래를 책임지는 학생들이 한 사안을 바라볼 때 가장 지양해야 할 것이 선입견과 편견이다. 중국에는 중국 고어 가운데 '호리유차(毫釐有差), 천지현격(天地懸隔)'은 이를 가장 경계하는 말이다. 털끝 만큼의 차이가 나중에는 하늘과 땅 차이를 만든다는 말이다. 교류단이 귀국하는 날 새벽에 열린 올림픽 수영 남자 혼계영 400m에서 중국 선수들이 미국의 11연패를 저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마지막날 항저우로 오는 버스에서 흥분한 모습으로 자기의 경험을 이야기하던 아이들은 이미 한국에 못지 않은 위생 상태를 가진 화장실 문화 등 갖가지 모습을 보면서 미래를 책임질 '주니어 외교관'을 해봤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일 저우산시의 환영식 방중한 강화군 주니어 외교관 방문단을 저우산 차원에서 반갑게 맞이했다. 난하이실험학교에서 진행된 환영식 모습
조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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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여행 대표, 한국문화관광미디어 특별취재본부장(상무). 저서 <중국은 있다>,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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