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동물복지행정, 이번엔 바뀔까

농림부·충남도 관계자 유기견 보호시설 점검

등록 2024.08.12 16:02수정 2024.08.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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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농림축산식품부·충남도 관계자들이 군 동물보호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 황동환

농림축산식품부·충남도 관계자들이 군 동물보호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 황동환 ⓒ <무한정보> 황동환

 
예산군의 낙후된 동물복지행정에 정부와 충남도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보호정책과와 충남도 동물보호팀 관계자들, 동물복지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등이 군 관계자들과 함께 예산군 유기견 보호시설 2곳을 방문했다.

이들은 먼저 대회리 야구장 뒤 군유지(100여평)에 위치한 임시유기동물보호시설 상태를 점검했다. 군이 지난 2022년 11월 3000여 만 원을 들여 콘크리트 바닥을 깔고, 컨테이너(3×6미터) 3동(사무동 1동, 보호동 2동)을 설치한 시설이다. 이날 10여 마리의 유기견이 울타리 안에서 사람들을 반겼다.

이곳은 기존 보호시설(예산읍 주교리 40)보다 환경이 개선되긴 했지만 "공격성이 있는 개나 대형견 등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 소형견과의 싸움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는 군 관계자의 설명처럼 분양·안락사 전까지 목욕·치료·중성화 수술 등의 전문적인 관리를 하기엔 불가능한 시설이다.

문제는 기존 보호시설이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사육실은 '동물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크기'로 설치해야 한다. 대형견의 경우 100×150×100㎝가 권장기준이다. 하지만 군 위탁 업체는 그동안 10평 남짓 크기의 비닐하우스 구조로 지어진 공간 내부에 한 칸당(가로·세로·높이) 58×115×120㎝ 크기의 바닥에서 40㎝ 정도 띄운 철제 우리(뜬장)에서 유기견들을 가둬 놓고 있었다.

민원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현장 방문 당일 좁은 뜬장 안에 개들은 볼 수 없었다. 위탁업체 관리 소장은 "더 이상 뜬장에 개들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물복지단체 관계자는 "1주일 전에도 뜬장에 갇혀 있던 개를 봤다. 파리가 들끓었고, 요즘처럼 폭염이 지속되는 날씨 때문에 하우스 안에 열기가 뜨거운데, 이런 상태에서 개들을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상태가 안 좋은 다른 지자체들보다 몇 배는 더 열악한 상황이다. 전기도 수도도 없다. 개농장 보다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호시설 입구 근처에 소 축사에서 나온 축분이 가득 쌓여 냄새와 파리 등이 개들 주위로 모여들었고, 며칠 동안 치우지 않은 듯 보이는 분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습이 지난해, 또 그 전해에 방문했을 때 상태 그대로다.

이날 현장을 직접 목격한 정부와 충남도 관계자들은 "TV 보도를 보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지자체가 전담 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 "예산군도 동물보호시설 관리를 위탁이 아닌 직영체제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장 점검 자리에 함께했던 군 관계자들은 △동물보호센터 건립 △위탁 운영에서 직영체제로 전환 △전담 행정인력 충원 등을 약속했다.

군 관계자는 "올해 동물보호센터 공모를 하고 내년에 건립할 예정이다. 현재 센터가 들어설만한 부지를 검토 중이다"라며 "센터가 건립되면 운영은 직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전담 동물보호팀 신설과 관련해선 "군 조직 전체 인력 상황을 봐야한다. 인력을 충원해 업무를 재조정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고 더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김세현 대표는 "진일보한 입장을 밝혀 다행이다"라며 "군이 약속을 잘 지킬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재구 군수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임시 유기동물보호소의 열악한 시설 환경에 대해 확인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시설 보완이 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며 "다만, 시설 환경 개선을 위해 사업비가 필요한 만큼 소요예산 확보를 위한 시간까지는 여러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유기동물 #동물복지행정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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