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여울 문화마을
박영호
여름엔 호텔 방이 가장 좋은 피서지다. 해가 지길 기다려 저녁 먹으러 나갔다. 국제시장 근처에 주차하고 부산극장 아래 포장마차까지 걸었다. 어묵과 떡볶이를 먹었다. 씨앗 호떡도 먹고 꼬치도 먹었더니 간식이 아니라 끼니가 되었다. 배가 너무 불러서 회를 먹기 어렵다. 부산극장 건너편 영풍문고에서 책을 보면서 땀을 식혔다.
야경 명소 '황령산 봉수대'를 찍어보니 거리는 12km인데 시간은 50분이 넘게 나온다. 군데군데 차도 밀리고 운전도 쉽지 않은 부산이라 차선으로 용두산 전망대를 올랐다. 야경 사진을 찍기 위해 망원렌즈와 삼각대까지 챙겨서 올랐지만, 유리창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제대로 무용지물이었다. 여행은 언제나 돌발 변수의 연속이다. 이럴 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느슨한 계획도 쓸모가 있음을 다시 확인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