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브리지의 야경
김종성
"뉴욕과 사랑에 빠졌어."
그렇게 시큰둥하게 떠났던 뉴욕행.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8일까지 고작 2주 동안에 불과했지만, 나는 뉴욕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내가 이런 낯뜨거운 말을 하게 될 줄은 나조차 몰랐다.
약 2주간 뉴욕을 여행하면서 그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떠올랐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나홀로 집에(1992)', '세렌디피티(2002)',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비긴 어게인(2013)', '인턴(2015)', 레이니 데이 인 뉴욕(2018) 등 영화 속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질 때마다 설레고 행복했다.
뉴욕의 거리, 식당, 카페, 공원, 미술관, 재즈바, 공연장... 둘러볼 곳은 너무 많았고, 시간은 지나치게 빨리 흘렀다. 예약해둔 비행 날짜는 다가오는데 뉴욕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뉴욕의 모든 곳이 좋았던 건 아니다. 그 정도로 객관성을 잃지는 않았는데, '뉴욕과 서울 중 어느 곳에 살래?'라고 묻는다면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다만, 뉴욕은 머물러야 할 이유가 있고, 다시 꼭 머무르고 싶은 여행지로 각인됐다.
이번 뉴욕 여행에서 우리가 세운 원칙은 세 가지였다. 이 세 원칙은 그대로 뉴욕을 선호하게 된 이유가 됐다.
①최대한 많이 걷(고 뛰)자.
②공원에서 휴식을 즐기자.
③문화예술을 최대한 많이 체험하자.
굳이 뉴욕이 아니더라도, 나는 여행을 가면 많이 걷는 편이다. '도보'를 기본으로 하되, '대중교통'을 곁들이는 식이라고 할까. 많이 걷고자 하는 이유는 여행지를 구석구석까지 알기 위해서다. 걷는 만큼 익숙해지고, 익숙한 만큼 알게 된다.
특정 목적지까지 빨리 가기 위해서는 택시, 지하철, 버스를 이용하는 게 유리하지만, 그렇게 했을 때 놓치게 되는 풍경, 소리, 냄새들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