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가동보 연결 접합부위 뜯겨져 방치세종보 가동보 일부 연결 접합부위가 뜯겨져 유실된 채 방치되었다. (2013년 2월 28일)
유진수
세종보는 '고물보'였다. 준공 1년 만인 2013년부터 세종보 가동보 수문의 유압실린더 고장이 시작되었다. 매년 고장을 일으키다가, 2016년 1년에만 5번의 고장과 기름유출 사고까지 발생했다. 상시개방 직전까지 매년 수리하느라 헛돈을 낭비한 것이다. 이런 세종보는 '잠수업체의 철밥통'이란 소리까지 들렸다.
4대강 사업 폐해가 심해지자, 충남도는 2011년 하반기부터 금강유역환경단체들과 함께 4대강 사업 이후 물환경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따라서 2017년에 보 개방을 정부에 제안했고, 문재인 정부도 수질 문제 등의 해결방안으로 4대강 보 상시개방 조치를 내놓았다.
예상은 적중했다. 2017년 하반기부터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가 순차적으로 개방되자, 강은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사라졌던 수많은 생명들이 돌아왔다. 4대강 사업 찬동론자들은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의 수질이 좋아졌다고 줄기차게 찬양했지만, 고인물은 썩는다는 것을 과학적 데이터가 말해주고 있었다.
[과학의 기초] 4대강 심층 조사 위한 활동과 오랜 기간의 데이터 축적
이제 환경부가 그간 내놓은 데이터를 살펴보자. 환경부는 2019년 2월 8일부터 2022년 5월까지 4대강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를 매반기마다, 모두 8차례에 걸쳐서 환경부 홈페이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4대강 보 개방·모니터링 종합분석 보고서'로 공개했다. 2017년 6월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4년 6개월의 긴 세월에 걸친 모니터링 결과를 보 개방 전인 2013년부터 2017년 5월까지의 데이터와 비교한 종합분석 결과였다.
2017년 6월 1일, 환경부는 금강 1개(공주보), 영산강 1개(죽산보), 낙동강 4개(강정고령, 달성, 합천창녕, 창녕함안보) 등 6개 보를 상시개방하여 수질, 수생태, 육상생태, 수리수문, 지하수, 물이용(취·양수), 경관, 어패류 구제, 하천시설, 농어업, 퇴적물, 구조물, 지류하천 등 13개 분야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하였다. 그해, 11월 13일에는 세종보, 백제보, 승촌보 3개보가 추가되었고, 보 활용 분야를 추가하여 14개로 늘었다.
2018년 6월 29일 환경부는 처음으로 정부합동브리핑을 통해서 4대강 상시개방 모니터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즉, 1년간의 보 개방으로도 물 흐름을 회복하여 조류 농도 감소, 모래톱 형성 등 4대강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놀라운 결과였다. 4대강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확인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0월 4일 한강 이포보를 시작으로 2019년 1월 24일 낙동강 구미보, 2월 22일 낙단보, 2021년 11월 4일 낙동강 칠곡보, 12월 1일 한강 강천보를 최초 개방하고 모니터링 확대를 이어갔다.
[과학 데이터] 녹조 사라지고, 멸종위기종 출현
2019년 2월 8일 환경부는 두 번째로 4대강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2017년 6월∼2018년 12월)를 공개했다. 보 상시개방 1년 6개월이 지나자, 녹조 및 저층 산소 부족 현상 감소 등 수질개선 가능성 확인, 모래톱 회복 등 기존 수계별 특성 회복, 사회‧문화적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밝혔다. 같은 해 8월 21일 세 번째로 2년 동안의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2017년 6월∼2019년 6월)를 공개했는데, 보 개방 후 금강본류에서 흰수마자 재발견, 모래톱 등 수변서식 공간 증가 확인, 생물다양성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20년 4월 29일 네 번째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2017년 6월∼2019년 12월)는 2년 6개월 동안, 장기간 완전개방 중인 세종보 서식처 다변화 등 수생태계 건강성 향상, 흰수마자, 맹꽁이 등 멸종위기종 서식이 확인되었다. 같은 해 8월 29일 다섯 번째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2017년 6월∼2020년 6월)는 완전개방한 금강 세종·공주보 생태계 개선 효과 뚜렷, 서식환경 개선 및 다양한 멸종위기종 출현을 확인하였다.
4대강 보 모니터링을 수행한 기관은 환경부의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홍수통제소, 농림축산식품부의 한국농어촌공사, 국토교통부의 국토관리청,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 8개 전문기관들이었다. 환경부가 모니터링 계획을 수립하고 결과를 총괄했다. 수질분야는 국립환경과학원,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에서 담당하였다. 주요내용은 수질과 퇴적물이었다. 수질은 유해남조류, 일반적인 수질항목, 수심별 수질(주 1~2회)을 모니터링하였고, 퇴적물은 연 2회 이상 조사하였다.
[유해남조류] 보 개방 1년, 세종보 98%-공주보 88%-백제보 96% 감소
2021년 12월 31일 기준으로, 금강은 2017년 6월 1일부터 수위저하를 시작하여 세종보와 공주보가 보의 수문을 완전히 개방하여 3년을 넘었다. 백제보는 하절기 위주 4차례 완전개방, 동절기에는 물이용을 감안하여 부분 개방을 탄력적으로 유지하였다.
보 개방 결과, 수질 분야에서 녹조 독성을 내뿜는 유해남조류는 보 완전개방 이후 여름철에도 물 흐름 개선으로 완전 개방된 세종보, 공주보 구간을 중심으로 예년(2013년~2017년, 완전개방 이전) 대비 녹조 감소 추세가 유지되었다. 상시개방 전에는 보에서 물이 머무는 여름철(6~9월) 평균 체류시간은 1일 미만을 유지하였기 때문에 녹조가 번성하였다. 상시개방이 되자, 유해남조류는 예년 대비 세종보 33%, 공주보 76%, 강물이 금강하굿둑의 영향을 받는 백제보 85%까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