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소녀상
이승숙
그러나 그것은 내 오산이었습니다. 나는 일을 그만 둔 지 여러 해가 지났고, 내 나이도 환갑을 넘었습니다. 그런 것도 생각하지 않고 덜렁 하겠다고 했으니 힘들 것은 안 봐도 뻔한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매우 재미있고 행복했던 날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하니 예전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여름방학도 이제 끝났습니다. 글쓰기 특강 때 만났던 아이들은 다시 학교를 다니겠군요. 그때 만났던 학생들이 떠오릅니다. 그 중의 한 아이가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많이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서 안타까웠던 아이입니다.
여름방학 특강, 글쓰기 교실
첫 날 수업을 할 때였습니다. 4학년 반에 들어갔더니 교실이 꽉 찬 듯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전교생이 43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지만 4학년은 10명이 넘었습니다. 아이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얼굴을 익혔습니다.
오늘 쓸 글감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은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뒤쪽에 앉아 있는 한 아이가 멀뚱멀뚱 쳐다만 볼 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도와주려고 그 아이에게 갔습니다. 그러자 다른 아이들이 "선생님, OO는 베트남에서 왔어요. 우리말을 못해요." 그랬습니다. 그렇게 OO와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