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꽃몸을 숙여야만 돌아다닐 수 있는 아담한 공간. 문 뒤에서 배롱나무꽃이 우리를 반겼다.
안사을
영양 여행은 '의(義)식주'다
웬 뚱딴지같은 소리인지 싶다. 영양 여행은 '의(義)식주'다. 약간은 유머를 더한 표현이다. 의식주 중 하나는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난다. '식'은 음식이다. 장계향이라는 인물을 주제로 하여 정갈한 한식상을 맛볼 수 있다. '주'는 고택 체험이다. '의'는 옷이 아닌 '옳을 의'자를 써봤다. 조지훈 시인의 진정한 면모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이곳을 찾기 위한 여행을 준비하면서 천천히 알아보니, 영양은 고풍스러운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에서는 단체예약을 통해 최초의 한글음식조리서를 집필한 장계향의 정신을 계승한 한식의 정수를 배울 수 있다. 더불어 '정부인상', '소부상'으로 불리는 한정식을 예약해서 맛볼 수도 있다.
주의할 점은 8인 이상의 예약자가 발생해야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체손님이 아닌 경우는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예약은 일주일 전 정도면 충분하다. 나는 이번 여행의 시작이 좋았는지, 딱 원하는 날짜에 이미 예약이 열려 있었다. 궁금했던 정부인상은 아니었지만 소부상 메뉴도 충분히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