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에 나선 '서페대연' 활동가
이진민
'페미니즘'이 낙인이 되는 세상에서 자신을 당당히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한 여성들이 있다. 주인공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줄여서 '서페대연' 일원들이다.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서울대 텔레그램 집단 성폭력'에 대한 1심 재판이 열렸다. 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피켓을 준비해 시위에 나섰다.
피켓에는 '재판부도 책임있다, 사과문으로 감형해 주는 것을 당장 중단하라', '셀카가 포르노로 돌아오는 세상에서 살 수 없다', '운영자 방관하는 플랫폼 제공자도 범인이다' 등 여러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들은 인터뷰에 실명으로 언급되길 바라며 입을 열었다. 활동가 '다경'은 "어떤 문구를 적어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크기가 크고 무거워서 들고 오는 것부터 고생이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다니는 출근길에서 그들은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얼굴이 밝혀질까 두려워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도 있었지만, 눈빛은 단호했다. 그들은 한국여성재판방청연대 '연대단F'와 함께 연대 방청에 나섰다.
활동가 '예진'은 "친한 동생이 딥페이크 피해자다. 증거가 있어서 신고했고 지금은 수사하는 과정에 있다. 그에게 정신적 지지를 보내고 싶어서 이렇게 나서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방청 연대를 마친 그들은 취재진의 제안에 갑작스럽게 카메라 앞에 섰다. 재차 얼굴을 촬영해도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들은 망설임 없이 포토 라인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