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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연어 양식사업' 공모 전에 업자·지자체와 논의한 여당 의원실

2024년 2월 해수부 사업 공모 전인 2022년 11월부터... 박덕흠 의원실, 측근 A씨-보은군-충북도 관계자와 5차례 회의

등록 2024.08.29 13:51수정 2024.08.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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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최측근 인사가 관련된 한 업체가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200억 원대 '연어류 및 스틸헤드 양식산업화 사업'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충북인뉴스>는 국비, 도비, 군비 등 120억 원에 가까운 세금(총 사업비 약 200억 원 중 80억 원은 업체 자부담)이 투여될 해수부의 '연어 양식 사업'의 실태를 연속 보도한다.[기자말]

충북인뉴스

정부와 충청북도 그리고 보은군으로부터 120억 원가량을 지원받아 '연어 양식화 센터 사업'을 진행하게 된 업체 ㈜OO씨푸드는 박덕흠 의원의 후원회장을 지냈었던 A씨가 관여돼 있다. ㈜OO씨푸드는 해수부의 사업 공모(2024년 2월 22일 1차 공고)가 나오기 3개월 전 만들어진 회사로, 자본금은 1억 원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연어 양식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수산물 유통업자들로 구성됐었다. 회사는 보은군 출신 유통업자 등 7명이 주요하게 관여돼 있다.

A씨는 이 회사의 임원은 아닌데, 그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수산물 유통업체를 운영했다. 그는 박덕흠 의원과의 친분에 대해 "박 의원이 초선 때부터 내가 지지유세를 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충북인뉴스>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연어 양식산업화 사업' 관련 공문에 따르면 박덕흠 의원실이 이 사업에 깊숙하게 개입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박 의원실은 A씨와 회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은군 및 충청북도 관계자와 함께 연어 양식 사업을 논의했다.

 2022년 11월 작성된 보은군 내부 문서
2022년 11월 작성된 보은군 내부 문서충북인뉴스

먼저 2022년 11월 2일 보은군이 작성한 '출장결과보고서(연어양식 관련 업무협의)' 문서에 따르면 국회의원회관 604호실에서 연어관련 사업 추진계획을 협의했다. 이 자리엔 의원실에서 B수석보좌관이 참여했고, 보은군에서는 축산과장과 동물수산팀장이 자리했다. 또 언어양식 관련자 3명이 참석했다고 돼 있다. 회의에선 (연어양식) 사업 도입에 따른 애로사항과 추진계획을 협의한 것으로 돼 있다.

그로부터 약 6개월 뒤인 2023년 4월 24일. 박덕흠 의원의 수석보좌관과 충청북도 수산진흥팀장, 보은군 축산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이 논의됐다. 같은 해 5월 30일에도 박 의원 측근인사 A씨가 참여한 가운데 충북도·보은군 관계자가 연어양식사업을 논의했다. 두 달 뒤인 7월 3일에도 A씨와 충북도·보은군 공무원이 참석한 회의가 진행됐다.

 2023년 7월 작성된 보은군 연어사업 관련 출장결과 보고 문서
2023년 7월 작성된 보은군 연어사업 관련 출장결과 보고 문서충북인뉴스

의원실 보좌진들이 A씨와 업체 관계자 등과 논의를 하는 동안 박덕흠 의원은 국회 상임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해수위)에서 해수부장관과 차관을 상대로 관련 예산을 배정하라는 요구를 했다.

2022년 10월 6일 박 의원은 국회 농해수위 회의에서 조승환 당시 해수부장관에게 "해수부 사업과 예산을 살펴보면 바다가 없는 충북의 경우 해수부 전체 예산의 0.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내수면 어업의 부가가치가 높은 연어, 뱀장어 등을 중심으로 양식 시스템이 발달한다"며 "확실하게 예산을 챙겨주세요"라고 말했다.


2023년 11월 8일 농해수위 회의에서도 박 의원은 박성훈 해수부차관에게 "내수면 조성사업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라면서 "예산 배정에서 소외돼 있기 때문에 이것 꼭 좀 챙겨주세요"라고 했다.

같은 해 12월 9일 해수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박 의원은 강도형 후보자에게 "내수면 어업이 부가가치가 높다. 연어, 뱀장어 중심으로 양식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지금 세계적으로 연평균 6%씩 이렇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연어를 입에 올렸다. 그는 청문회 중 장관 후보자에게 충북 지역 내수면 사업 예산 증액을 언급했다.


이후 박 의원은 지난 4월 총선 때엔 보은군 지역 공약으로 '연어 양식장 보은군 유치'를 내걸었다.

A씨 "박덕흠, 보은 발전 위해 지원"... 해수부 관계자 "박 의원이 예산 만든 것 같다"

<충북인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는 이 사업과 관련해 박덕흠 의원의 역할을 인정했다. A씨는 "박덕흠 의원실에서 보은군 관계자와 연어관련 사업을 논의한 것은 맞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사업을) 지원한 것은 장차 보은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줄 사업이기 때문이지 나 때문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박 의원은 청렴한 사람"이라며 "측근들에게 이익을 챙겨주는 것은 고사하고 밥도 한 번 사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밥을 사도 내가 산다"고 강조했다.

해수부 관계자도 연어양식산업화사업과 박 의원과의 관련성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충북인뉴스>와 통화한 한 해수부 관계자는 "(이 사업에 박 의원이)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며 "박덕흠 의원이 예산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충북인뉴스>는 박덕흠 의원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으나 의원실은 받지 않았다.

[관련 기사]
"미꾸리 양식도 못하는데 연어를?" 보은군에서 벌어지는 일 https://omn.kr/29ya3
나랏돈 120억 지원 연어 양식 업체, 충북 보은군이 어떻게 정했나 보니 https://omn.kr/29yyp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박덕흠 #연어양식 #내수면어업 #보은군 #충청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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