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10월 17일 <영남경제신문>이 주최한 ‘영남경제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는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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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진상조사위) 전문위원을 지낸 김충립 전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보안반장은 10·26과 12·12, 5·18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한복판에 있었다.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 소속으로 특전사 보안반장으로 파견나가 '전두환의 친구' 정호용 사령관을 보좌했고, 신군부의 핵심세력이던 '쓰리허'(허화평.허삼수.허문도) 등과 갈등하다 강제 예편당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 덕분에 5공과 6공을 만든 '신군부'의 동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신군부 인사들과도 친분을 유지해 왔다. 특히 지난 2012년 이후에는 '박근혜-전두환 화해 프로젝트'와 함께 '전두환-광주 화해프로젝트'를 추진해 전두환씨로부터 '광주에 가서 5·18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는 5·18진상조사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5·18 당시 신군부 인사들에 대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 8월 30일 '쓰리허' 중에서도 핵심이자 '5공의 설계자'로 평가받는 허화평 현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을 '전두환 비자금 횡령·착복 혐의'로 고발했다. 그는 고발장에서 "허화평이 전두환이 조성한 비자금 93억 원과 노태우 정부 지원금 3억 원 등 96억 원을 지원받은 후 600~7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재단의 자산을 개인 사유재산으로 착복한 죄가 있다"라며 "허화평의 범죄 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이 재단의 자산을 국고로 환수하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미래한국재단의 전신인 현대사회연구소는 지난 1981년 국무총리 소속기관이던 사회정화위원회 산하 정부 출연기관으로 설립됐다. 특히 지난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이 허화평 이사장을 연구소장에 임명하고, 93억 원의 일해재단 자금과 3억 원의 정부 자금을 연구소에 지원했다. 하지만 허화평 이사장이 지난 2005년 '재단법인 미래한국재단'으로 개명하면서 사유화 의혹이 제기됐다.
참고로 일해재단(현 세종연구소)은 전두환의 호를 딴 재단으로 '전두환 비자금'을 만들기 위한 조직이었다.
김충립 전 반장은 지난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전두환도 추징금을 다 못 내고 있는데 허화평의 재산 600~700억 원을 추징금으로 환수하면 되지 않겠나?"라며 "국회가 새로운 법을 제정해서 허화평뿐만 아니라 정호용·장세동·허삼수· 고명승 등 전두환 비자금을 받았거나 전두환·노태우 정권 때 부당하게 축재한 사람들의 재산을 환수 조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헌정 질서를 파괴한 범죄자가 얻은 범죄 수익의 경우 당사자가 사망해 공소 제기가 불가능하더라도 국가가 몰수·추징해야 한다"라며 일명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몰수 법안'(범죄수익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미래한국재단 측은 "현대사회연구소가 재단의 전신은 맞지만 당시 재산은 다 사라졌고, 지금은 정부 지원이나 출연금을 받지 않고 어렵게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여러 매체에 보낸 해명에서 "여러 명의 이사들로 구성된 기관으로, 자금 착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명백한 허위 사실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쳐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충립 전 보안반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전두환 비자금 착복 의혹' 허화평, '광주경찰청'에 고발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