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선 <연애 緣愛 - 아흔 살 내 늙은 어머니 이야기> 2024, 머메이드 출판사
서민선
처음에는 그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내 꿈을 어머니께서 이렇게 실현시켜 주시는구나, 그런 감사한 마음이었다. 책 출간을 축하해 주는 분들께 나는 항상 말했다. "어머니 덕분이에요." 하지만 내게는 책을 내고 나서 일어난 일들이 더 꿈만 같다. 내 책으로 인해, 우리 가족은 싸우지 않고 화해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는 중이다.
어머니가 어디가 아프시고, 무슨 수술을 받으셨고, 어느 요양병원에 언제 들어가시는지 등에 대해서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왔다. 하지만 우리가 한 데 모여 어머니의 인생에 대하여, 어머니께서 혼자 보내시는 쓸쓸한 저녁에 대하여, 아버님과 사별하고 홀로 사신 30년 인생에 대하여서는 이야기를 나눈 기억은 없다. 누구 하나 큰 소리 내지 않는, 조용하고 고요한 집안이었다. 서로의 감정을 다치게 할 일은 만들지 않는 대신 그만큼, 대화에 목말라 있었다.
내 책은, 그러한 분위기를 깨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쌓인 이야기를 글로 써낸 나는 해방감을 느꼈고, 활자화 된 글을 읽으며 가족들은 어머니에 대하여 이야기 할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부드러워진 상태다.
책이 나오고 나서 독자 분들께서 종종 감상을 전해 주시는데, 많은 분들이 말한다. "어쩜, 이거 우리 집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딸 다섯 아들 둘 가족이 이렇게 많은가? 아니면, 홀로 되신 아흔 살 어머니가 모두의 집에 한 명쯤은 있다는 이야기인가. 더 많은 독자 분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책이 나왔습니다>에 내 책을 내가, 소개해 본다.
연애 (緣愛)
서민선 (지은이),
머메이드,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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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어 교사입니다. 2024년 2월 첫 책 <연애 緣愛-아흔 살 내 늙은 어머니 이야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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