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시조시인.
이경주
경상국립대 '터울'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이경주 시조시인이 제28회 경남시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경남시조문학상은 경남시조시인협회(회장 이분헌)가 주최·주관하고 경남메세나와 경남약사회가 후원하고 있다.
수상자는 <경남시조> 제41호 연간집에 수록된 작품 중 등단 10년 이상 문인을 대상으로 문학상운영위원회에서 1차 예심, 2차 본심에 오른 작품을 심사하여 결정한다.
올해 수상작은 이경주 시인의 "송광사 불일암(佛日庵)"이다. 심사를 맡은 유재영 시조시인은 "'송광사 불일암'은 신선한 이미지와 함께 삶과 죽음에 대한 '서정성 함축성'이 주목하기에 충분했다"고 평했다.
이경주 시인은 "무소유를 실천하신 법정 스님의 납골이 이끼를 덮은 채 초록으로 그림자에 가려있었다. 여러 핑계로 너무 많은 연을 맺고 있는 제 모습을 조금은 지우고 싶어서 작품을 쓰게 되었다. 늘 공부하는 자세로 살아가겠다.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이 오히려 제게는 성실해야 하는 명분을 주고 있다" 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이 시인은 창원마산 출생으로 1991년 <시조와 비평> 천료로 등단했고, 시조집 <세상 너머>를 펴냈으며 경남문인협회 이사와 마산문인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26일 오후 2시 경남문학관 2층 세미나실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만원이 주어진다. 경남약사회는 수상작을 엽서 4000부로 제작하여 일부는 수상자에게 전달하고 도내 약국에도 배포하여 홍보할 예정이다.
<시조> 송광사 불일암(佛日庵) - 이경주
왜 절에 왔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매듭이 얽히고설킨 실타래 한 짐 지고
저무는 햇빛을 캐며
묵묵하게 나선 길
오르막길 같기만 한 무거운 인연들
쉽게 끝내버린 내리막길 인연들
다 잊고 새로워지려
나를 찾아 왔는데
여기서 한 달쯤은 지나가는 바람으로
그 바람 일 년쯤은 냇물로 흘려보내면
풍경의 청아한 소리로
맑아질 수 있을까
후박나무 잎이 가린 이끼로 덮은 납골
시간과 공간까지 소거된* 이곳에서
아직도 나를 못 버린
내 그림자 흔들거린다
*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 법정 스님이 입적 전날에 남긴 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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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조문학상에 이경주 시인 "송광사 불일암"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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