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이 한 일은 오른손도 알아야 한다.기사님 고맙습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원미영
직접 농사 지은 작물들을 아끼지 않고 가져다 주시는 이웃 어르신께도 작은 선물을 전했다. 자녀가 타국에 있어 일 년에 한 번 볼까 한다는 어르신은 우리 아이들을 친손주를 보듯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며칠 전에도 모양이 제각각인 가지와 깻잎 순을 가득 주고 가셨다. 이렇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가 사는 곳은 주택단지라 관리업체 없이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마을회를 운영하며 공동의 일을 맡아 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우리 부부에게도 주어진 임무가 만만찮다. 그런 노고를 알아서일까, 몇몇 이웃들이 고마운 마음을 전해왔다. 품었던 불평과 나쁜 생각들이 슬그머니 숨어든다.
통장 잔고 바닥나는 소리, 그럼에도...
빠듯한 형편으로 장거리 주유비에 부모님과 조카들의 용돈, 선물 구입비까지 통장잔고 바닥나는 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온다. 돈 벌어 뭐하냐, 이럴 때 쓰라고 버는 게 돈이라고 남편과 쿨내 진동하는 멘트를 주고받으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맛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사랑하는 마음, 그리운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명절을 보내는 이들, 오랜만의 연휴에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설레는 마음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방식대로 보내는 한가위가 보름달처럼 여유롭고 풍성하기를.
꽉찬 보름달처럼 소외된 사람 없이 누구나 풍성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기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기를 환한 달빛에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