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쵸(성의준) 아빠 성종호씨는 '아들에게 쓴 편지'를 읽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다큐 영화 <괜찮아, 앨리스>의 한 장면.
괜찮아앨리스
중학생 때 성적이 좋았지만 어느 순간 평가를 받는 데 대한 강박적 불안감이 찾아온 '여름(이주연)', 여러가지 스트레스로 섭식 장애를 겪었던 '늘봄(김민지)'. '꿈틀리인생학교'를 소개해주는 두 학생은 활기차고 발랄했다. 때로는 노래방으로 변하는 강당, 서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링' 시간, 학생들이 단체로 '협업'하는 모내기 노작활동은 있지만, 정규 교육과정의 '교과공부'는 없는 학교다.
"마음이 오랫동안 아팠던" 황하름(거창연극고 재학)은 "꿈틀리인생학교를 다니면서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는 윤곽이 뚜렷해졌다. 하루에 5분이라도 행복한 삶을 살아야지, 가치있는 삶을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우리 교육 시스템에서) 다양성은 대학교와 학과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뿐"(조윤아, 일반계고 재학)인데, "쉼없이 달려오는 대한민국 교육에서 나를 돌아보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김산, 대안학교 민들레 재학)고 꿈틀리인생학교 졸업생들은 회고한다.
"(아들이 태어난) 5월은 엄마 아빠에게 벅차고 감사한 달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행복과 감사한 마음을 잊고 살았던 것 같아. 바보같이 지난날을 뒤돌아보면서 아빠의 감정적인 행동이 얼마나 너를 힘들게 했는지 알게 됐다"면서 눈시울을 붉히며 읽어내려간 나쵸(성의준) 아빠 성종호씨의 '아들에게 쓴 편지'에 아들은 고개를 파묻었다.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면서 아들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장면에서는 관객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에서 관객이 여는 첫 시사회가 열리기 2주일 전쯤인 지난 6일 오후,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극장 <씨네마테켓>에서 초청 시사회가 열렸다. 130석의 좌석을 꽉 채운 이날 시사회에서 덴마크 관객들은 "5번이나 울었다", "여러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했다", "청소년들의 생명을 구하는 영화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덴마크 관객과 한국 관객이 공간과 시간은 달랐지만, <괜찮아, 앨리스>가 건넨 가슴 뭉클한 이야기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 관련기사|"5번이나 울었다...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는 영화" https://omn.kr/2a74t)
"<괜찮아, 앨리스> 숨쉬게 하는 건 관객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