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노고단에서 보는 운해
고광빈
지난 15일 오전 3시 지리산 성삼재는 등산객들로 북적였다. 저마다 몸을 풀고, 짐을 정비하거나 머리에 헤드라이트를 매는 등 본격적인 등산을 준비하는 데 한창이었다. 해발 1,090m인 이곳에 새벽부터 많은 이들이 모여 새벽 산행을 준비하는 이유는 지리산 정상에서 일출과 운해를 보기 위함이다. 성삼재는 지리산 3대 봉우리 중 하나인 노고단으로 향하는 등산로의 초입이다.
노고단은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전라남도 구례군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등산로 초입인 성삼재까지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데다, 정상까지 편한 길을 따라 2.6km만 걸어가면 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지난 한 해에만 34만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노고단(老姑壇)이란 지명을 풀이하면 '늙은 시어머니 제사 터'다. 여기서 노고는 한국 신화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창조신 '마고할미'를 가리킨다. 과거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어머니 선도성모를 지리산 산신으로 받들며 노고단에서 매년 봄과 가을에 제를 올렸다고 전해진다.
또한 진흥왕부터 일제강점기 이전까지 1300여년 동안 산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남악제'가 이어져 왔다고도 전해진다. 이후 1982년에 재개된 남악제는 현재 매년 4월 화엄사 등 전라남도 구례군 일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