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검은등할미새
임도훈
'삑삑~ 삑삑~'
검은등할미새 두 마리가 울면서 천막농성장 근처 웅덩이 주변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 큰비로 물이 가득 찬 강이 흐르는 강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새들의 소리가 들리냐, 들리지 않느냐 인 듯하다. 가득한 물줄기가 바쁘게 움직이는 곁에서 새 울음 소리는 왠지 아득하게 멀리서 들려온다. 떠나가는 이의 멀어지는 목소리 같다.
물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 다시 텐트와 의자를 내려놓고 앉으니 비로소 새들의 소리, 풀벌레와 풀숲의 소리가 들린다. 완연한 가을바람이 금강과 만나 하늘과 강 모두 목욕 마치고 나온 뒤 바깥 공기처럼 시원하고 청량하다. 계절의 급변함이 불안하지만 그래도 오늘의 가을바람은 반갑다.
한동안의 폭염과 폭우가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 인간이 자연 앞에서 그 오만함을 한 꺼풀이라도 더 벗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은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물도 채 빠지지 않았는데 공주보 담수… 이 정도면 닫아야 해서 닫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