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1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건립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대한민국 자유를 위한 희생에 대한 감사"를 주제로 한 상징조형물을 조성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앞서 추진했다가 시대착오적이란 비판을 받은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모습은 아니지만, 이른바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은 유지된 셈이다.
서울시는 오는 27일부터 12월 20일까지 세종로공원 및 상징조형물에 대한 통합설계 공모를 받는다고 26일 밝혔다. 이후 기술검토 및 작품심사를 거쳐 내년 1월 최종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상징조형물은 2025년 9월 준공, 세종로공원 재정비는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1992년 준공된 지하주차장 상부에 조성된 세종로공원은 지금은 노후돼 자재 창고로 사용되는 등 시민이용이 낮은 비효율적인 공간으로 남아있다"라며 "이번 사업은 광화문광장을 세종로공원까지 확장하는 개념이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광화문광장의 시민이용공간이 25% 이상 확대되고, 본래 부족했던 식음시설과 시민 휴식 라운지 등을 확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렇게 확장된 공간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자유를 위한 희생에 대한 감사'를 주제로 한 상징조형물을 조성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6.25 참전 유엔 회원국 청년들 기릴 조형물 가능성 높아
'대한민국 자유를 위한 희생에 대한 감사'란 주제는 결과적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유엔 회원국 청년들을 기리는 조형물로 연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고 100미터 높이의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계획은 사실상 철회된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시는 관련 논란이 커지자 지난 7월 15일부터 한 달간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시민 의견을 접수한 바 있다. 총 522건의 의견이 접수됐는데, 광장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자는데 찬성이 59%, 반대가 40%로 나타났다. 시는 당시 조사 결과를 두고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적합한 상징물 중 태극기를 고른 의견이 41%에 달한다'면서 강행할 가능성도 내비쳤지만 오히려 시 안팎의 논란만 더 키운 꼴이었다.
무엇보다 서울시는 이후 다시 실시한 여론조사(8.30~9.2)에선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가 아닌 유엔 참전용사 등을 기릴 '감사의 공간' 설치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당장 서울시는 이날 상징조형물 조성과 관련한 설명에서 1차 조사(7.15~8.15)와 관련해선 "경관과의 부조화, 광장 이용 저해 문제 등 시민 우려사항에 대해서는 설계공모지침에 적극 반영하였다"고만 설명했다.
반면 2차 조사에 대해서는 "시설 조성 찬반에 대해서는 찬성 49.5%, 반대 42.6%로 응답한 반면 '6.25 참전 22개국 청년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질문에 79.2%가 그렇다고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