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정훈
성공회 민김종훈(자캐오) 신부는 "퀴어는 한국 사회에서 끊임없이 핍박을 당하고 배제당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퀴어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로서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자캐오 신부는 "공공성이라는 것은 단순한 기계적 중립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배제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해 대구 경찰의 행태는 굉장히 공공적이지 않고 어떤 특정한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뭔가 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후 5시부터 열린 무대 행사에서는 퀴어축제의 장소를 제한한 경찰과 법원, 대구시를 성토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김민준 영남지역 성소수자 지지모임 대표는 "일상 속에서 성소수자들은 존재를 들어내지 않아도 혐오 발언을 듣고 살고 있다"며 "퀴어축제는 성소수자가 언제나 어디에서나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다양성을 알리기 위해 개최됐다"고 말했다.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뉴스를 통해 대구의 험난한 상황을 접할 때마다 분노하며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며 "대구의 퀴어퍼레이드를 지켜낸 우리야말로 공공의 인권의식 향상과 민주주의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존재 자체가 저항이고 운동이자 투쟁"이라며 "지금 당장은 홍준표 시장과 혐오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것처럼 보여도 끝까지 살아남아 빛나는 존재로 기억되자"고 강조했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경찰이 (대중교통전용지구의) 1개 차로로 축제를 제한해서 장소를 옮기게 됐다"며 "그런데도 다시 장소를 제한하고 공권력으로 탄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즐기겠다는 의지와 소수자의 자긍심을 담아 축제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배 위원장은 "우리의 축제는 경찰이 이야기하는 집회처럼 가만히 앉아서 대기를 하거나 발언을 듣는 축제가 아니다"라며 "대구시와 경찰이 모든 행정력, 공권력을 동원해 축제를 방해하고 나섰지만 우리들은 이 공간에서만큼은 자유롭고 안전하게 축제를 즐겼으면 한다"고 했다.
무대행사를 마친 이들은 반월당네거리에서 중앙대로, 국채보상로, 공평로, 봉산육거리를 돌아 다시 반월당네거리로 돌아오는 약 2.5km 구간을 행진했다.
기독교단체 등 3000여 명 퀴어 반대 기도회 등 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