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재료들.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도 수업의 일부다.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는 대충 준비란 있을 수 없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성정하
- 이 직종은 어떤 매력이 있나요?
일이 즐겁다는 것이 최고의 매력이죠. 그리고 제가 별명이 개똥이에요. 학교 아이들에게 왜 개똥이냐고 물어봤더니 수업 시간에 개똥이 얘기를 많이 해서 붙여줬다네요. 옛날에 귀한 아이한테는 개똥이라고 불렀거든요. "개똥아 개똥아" 이렇게 얘기해 주면서 "너희들도 귀한 아이들이다, 나한테는 개똥이다" 라고 얘기했더니 아이들이 저한테 개똥이 쌤이라고 항상 불러요. 평일 아침에 학교에 가면 1교시부터 4교시 수업을 하는데 벌써 개똥이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요. 근처 전통시장에서 아이들이 개똥이 쌤을 하도 불러서 시장 상인분들도 제가 개똥이인 걸 알 정도로 유명(?)해졌어요.
-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수입은 매월 달라요. 월평균 순수입이 적을 때는 300만 원, 많을 때는 500만 원 정도 돼요.
- 중급 강사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의 비용이 투입되었는지?
처음 동화구연 시작할 때는 비용이 들어가지 않았어요. 학원비 정도 들어갈 수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무료 수업을 찾아보면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5만 원 정도의 자격증 발급 비용만 들어도 시작할 수 있어요. 내가 발품을 팔고 주변에 이거 배우고 싶다고 소문을 내면 10만 원 내외로도 가능해요.
지금까지의 총비용을 정확히 얼마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지금도 계속 비용이 투입되고 있어요. 현재는 제가 원예를 배우기 때문에 흙을 20kg씩 이것 저것 다 사서 이리저리 넣어보고 섞어보고 식물을 키우면서 배우는 과정을 거치고 있거든요. 다육이, 꽃다발, 화분, 작은 화초들, 먹거리인 상추 등 텃밭 운영하고 연구하는 비용이 계속 들어가고 있어요.
-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요?
일단 꼭 해야 되는 거는 동화 구연이고 그다음에 내가 가장 즐겁고 재미있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 보시길 권합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또 약간의 변형을 주면서 공부를 스스로 많이 해보셔야 돼요.
- 선생님은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찾으셨나요?
가장 즐거운 일, 내가 제일 잘 아는 것을 찾는 거죠. 저는 우리 아이한테 책 읽어주는 걸 좋아했어요. 책을 읽어주다 보니까 '아! 이것은 내가 잘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목소리를 다양하게 낼 수는 없었지만 공부를 꾸준히 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 목소리도 내게 되었어요.
play
▲ '책 읽어 주는 할머니' 목소리 구연하는 성정하 강사 책 읽어 주는 할머니 목소리를 구연하는 성정하 강사는 천의 목소리를 지녔다. 웬만한 성우 목소리 연기를 연상하게 한다. ⓒ 김부규
- 평소 인생 후배들에게 이 얘기는 꼭 해주고 싶다 하는 현실 조언?
첫째, 조급함이 없어야 해요. 욕심을 내려놓으세요. 내가 돈을 꼭 벌어야겠다는 욕심이 앞서면 어떤 일이든 실패할 확률이 높더라고요. 처음부터 저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은 없었어요. 그냥 학교에 들어와서 아이들과 놀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즐겁고 지금도 그거는 마찬가지예요. 그렇다고 돈에 아예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둘째, 즐겁게 즐겨라. 그러다 보면 어느 정도 돈도 따라오고 중급 이상의 수준으로 올라갈 거예요. 제가 하는 수업은 공부하는 수업이 아니라 재밌게 노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들에게 제가 "이제 수업 끝났어요."라고 하면, 아이들이 "아니! 수업이었어요. 노는 거 아니었어요." 라고 할 정도로 만족해 하고 고마워해서 저는 늘 수업시간이 기다려져요.
셋째, 계속해서 노력해라. 너무 평범한 조언이죠. 그러나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강의하는 걸 유지할 수가 없거든요. 캐릭터도 어떨 때는 '뽀로로'가 유행했다가 또 어떨 때는 '시나모롤'이 유행했다가 하면서 자꾸 바뀌어요. 그런 흐름을 잘 알아야 해요.
- 이 직종의 전망과 앞으로 언제까지 하실 계획인가요?
저는 80세 넘어서도 할 생각입니다. 저희 유치원에 들어가면 '책 읽는 할머니'라고 책을 읽어주시는 어르신들이 계세요. 제 꿈이 '책 읽는 할머니'로 80세 넘어서까지 힘이 닿는 대로 일하는 겁니다.
전망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초등학교 이하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즐거워요. 그리고 그냥 들을 수만 있으면 누구든 상관없어요. 꼭 아이들만 상대로 할 필요는 없거든요. 어르신들에게도 동화책을 읽어줄 수 있어요. 실버 동화구연, 레크리에이션, 미술 등 노인 관련 자격증도 모두 취득했어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르신까지 확장하면 전망은 괜찮을 거로 생각해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퇴직 후 나는 다른 일을 한다> 저자. 은퇴(퇴직) 후 새 인생을 개척하여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 이야기 인터뷰 작가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