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O의 9월27일 현장 JSO 회원들이 행동 후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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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의 다양성
그렇지만, 예술 작품을 훼손하는 방식은 대중의 지지를 얻기에는 과도하고 무모한 접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예술은 사람들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을 지닌 매개체다. 많은 이들이 예술에 대한 공격을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간주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예술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미적으로 반영하는 존재이기도 하기에, 환경 운동이 아무리 순수한 의도를 가졌더라도 비난과 오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예술을 공격하는 게 결국 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목적을 왜곡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바다.
반면에 JSO의 행동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들의 행동이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평화적인 방법으로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대중에게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급진적인 방식은 사회와 정부, 기업이 기후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절박한 수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복되는 시위는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대중이 무관심 속에서 침묵하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동시에 JSO의 활동은 대중의 주목을 받지만, 그들이 오히려 대중을 소외시키는 일시적인 논란으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급진적 방식이 장기적인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자본주의 구조에 대한 실질적인 도전으로 읽힐 수 있느냐는 질문이 자리 잡고 있다. ArtReview는 이러한 시위가 노동조합 같은 대규모 조직과 연계되지 않는다면, 사회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파괴적 행동을 넘어 지속적인 가능으로, 집단적인 유대의 필요성이 중요하리라는 전망을 함축하고 있다.
JSO와 같은 단체들의 급진적인 활동은 다양한 소설과 영화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파이프라인을 폭파하는 법>(How to Blow Up a Pipeline, 2022, 국내 미개봉)이라는 영화는 안드레아스 말름의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작품은 비폭력적인 시위의 한계를 넘어, 파괴 행위가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정당한 수단일 수 있다는 도덕적 딜레마를 제시한다. 영화는 파이프라인을 폭파하려는 젊은 환경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후 위기를 둘러싼 극단적 행동의 정당성을 논의한다.

▲고희의 <해바라기, 1889) 내셔널갤러리에 전시 중, JSO 수프 투척의 타깃이 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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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와 우리
고흐는 생의 고통 속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포착하려 했던 화가였다. 그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이해 받지 못한 채 살아갔지만, 자연 앞에서는 늘 고요한 위안을 찾았다. 휘몰아치는 정신적 고통을 잊고 붓을 들어 캔버스 위에 펼친 자연의 풍경들은 그에게 유일한 구원이었다. 고흐는 어두운 삶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연과 예술로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그렸지만, 끝내 그의 손에서 완성되지 못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는 고흐가 느꼈던 절망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회복 불능의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깊은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가 사랑하고 담아내려 했던 자연이 점점 더 멀어져 간다는 현실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오렌지 수프를 예술 작품에 던졌다는 사실이 논쟁을 불러일으킬지언정, 행위 뒤에 숨겨진 의미를 보아야 할 이유다.
JSO의 시위는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메시지는 분명하다. 예술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창조적이고 지속 가능성의 해결책을 수립하고 실행해야만 한다. 고흐가 자연을 그렸던 붓의 힘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다. 이제 우리가 그 힘으로 세상을 가꿀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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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의 질서를 의문하며, 딜레탕트Dilettante로 시대를 산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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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작품에 수프를 뿌린 사람들, 왜 그랬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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