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인천 중구 네스트호텔에서 열린 ‘제4회 국내 친환경플라스틱 콘퍼런스’에는 국내외 플라스틱 원료·제품생산·유통 기업 등 다양한 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그리니엄
지난 4일 인천 중구 네스트호텔에서 '제4회 국내 친환경플라스틱 콘퍼런스'가 열렸습니다. 콘퍼런스는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진흥원·인천광역시가 주최했습니다. 한국플라스틱산업협동조합·인천대학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한국석유화학협회가 공동주관사로 참여했습니다.
올해 행사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재자원화와 플라스틱 순환경제 실현'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이하 5차 회의)'를 앞두고 개최됐습니다.
석유화학업계는 생분해플라스틱 기반의 순환경제 구축 현황을 공유하고 업계의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특히, '생분해플라스틱의 유기성 폐자원 통합 바이오가스화 실증 사업(이하 실증 사업)' 추진 현황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해당 사업은 지난 6월 첫 순환경제 분야 규제특례(샌드박스)로 선정됐습니다.
생분해플라스틱 바이오가스화, '음쓰 봉지' 우선 공략
생분해플라스틱은 대체 플라스틱으로서의 기대와 함께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란 비판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는 분해 처리시설이 없어 생분해플라스틱 대부분이 매립·소각됐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그 해법으로 생분해플라스틱의 바이오가스화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이 경우 매립·소각을 방지하는 동시에 청정에너지인 바이오가스의 원료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단, 음식물·하수찌꺼기 등 현행법으로 지정된 유기성 폐자원만 바이오가스화가 가능했습니다. 이에 실증 사업은 생분해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화 시설에 투입할 경우 가능성과 운영 안정성을 검증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실증단장을 맡은 문상권 CJ제일제당 바이오BMS 사업부장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생분해플라스틱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요 의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음식물쓰레기와 봉투를 분리해 각각 바이오가스화 시설과 소각장으로 보내 처리합니다.
문 부장은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파일럿(시범) 시설에서 검증을 한 후 통합바이오가스화 시설로 넘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생각보다 한국에 유기성 폐자원 바이오가스화 시설이 상당히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업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국내 유기성 폐자원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2020년 이후 급격히 늘었습니다. 2023년 기준 112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생분해플라스틱을 소각 처리하는 대신 이들 시설을 통해 재자원화할 경우 생분해플라스틱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문 부장은 말했습니다.
강성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오가스화 기술동향을 공유했습니다.
독일·덴마크 등 유럽은 일찍이 생분해플라스틱 바이오가스화의 가능성에 주목해 왔습니다. 2015년에 이미 생분해플라스틱 봉지의 바이오가스화 처리에 대한 보고서가 나왔을 정도입니다. 강 위원은 2024년에는 처리 대상에 대한 논의가 봉지에서 일반 포장재까지 확대됐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물론 유럽의 생분해플라스틱 바이오가스화 기술개발 동향은 한국과는 다소 차이점을 보입니다. 유럽은 생분해플라스틱을 분쇄해 바로 바이오가스화에 투입하는데 그치기 때문입니다.
강 위원은 이와 달리 한국은 바이오가스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처리 기술 연구가 활발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생분해플라스틱을 산화·고온·가수분해 등으로 전처리하는 것을 뜻합니다. 미생물이 더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 바이오가스화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오가스화가 어려웠던 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테레프탈레이트(PBAT) 등 일부 생분해플라스틱도 바이오가스화 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
일본에서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유의미한 성과가 확인됐다고 강 위원은 덧붙였습니다. 폴리젖산(PLA)과 하수찌꺼기를 혼합해 열가수분해를 한 후 바이오가스화한 실험입니다. 실험 결과, 하수찌꺼기 단독 처리 대비 바이오가스 발생량이 3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분해플라스틱 바이오가스화, 업계 동향은?
기업들은 생분해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환영하는 한편, 각자가 겪는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LG화학의 경우 생분해플라스틱 시장에 대비해 생분해·바이오플라스틱인 '컴포스트풀'을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기존 플라스틱의 다양한 물성을 대체할 기술을 찾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장영주 LG화학 서큘러팀장은 일례로 폴리염화비닐(PVC) 대체재를 개발하면서 투명도와 접착성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생분해플라스틱의 투습성과 산소투과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플라스틱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승진 CJ제일제당 경영자문은 가격 문제를 강조했습니다. 플라스틱 생산 기업의 측면에서는 결국 '가성비'를 핵심에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경영자문의 지적입니다.
김성균 현대자동차그룹 책임은 바이오가스 수요 측면에서 저렴한 바이오가스 공급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현대차는 현재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생산시설을 충북 충주·청주에서 운영·건설 중에 있습니다. 생분해플라스틱 바이오가스화 사업의 핵심 또한 가격경쟁력이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탄소중립 이행과 플라스틱 국제협약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그는 역설했습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업계의 자금 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화학기업의 경우 중국발 생산과잉으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2027년 이후까지도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그는 전망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후테크·순환경제 전문매체 그리니엄의 에디터.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방법을 찾다 그리니엄에서 순환경제를 접했다. 스토리텔링 역량을 살려서 쉽고 재미있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유하기
생분해플라스틱,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할 수 있을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