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쉬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노을
어혜란
그동안 수차례 오름 트레킹을 위해 제주를 찾았다. 노꼬메, 다랑쉬, 궷물, 별도봉 등 제법 많은 곳을 올랐다. 모든 곳이 각각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10월 둘째주 주말, 남편과 함께 두 번째 찾았던 다랑쉬 오름을 소개해 볼까 한다.
사실, 이곳은 나에게 조금은 특별하다. 최초로 발도장을 꾹 찍은 곳이자, 오름의 진정한 매력에 눈뜨게 한 고마운 곳이기 때문이다. 다시 찾은 다랑쉬 오름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처음 만났던 여름날의 푸릇푸릇함과 싱그러움은 흐릿해졌지만, 그 자리를 눈이 부실 만큼 빛나는 황금빛 억새 밭이 대신하고 있었다.
다랑쉬 오름은 제주에서 평생을 보냈던 김종철 작가가 <오름 나그네> 라는 저서에서 '비단 치마에 몸을 감싼 여인처럼 우아한 몸맵시를 가진 산'이라는 표현을 하며 극찬했을 만큼, 한번 오르고 나면 쉬이 잊히지 않는 아름아움과 우아함을 가진 곳이 다.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