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는 그동안 네바퀴 굴림 방식의 세단과 스포츠다목적자동차(SUV)의 차별화된 고성능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김종철
독일 고급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코리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우디는 국내서 메르세데스-벤츠, 베엠베(BMW)와 함께 한때 3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독일 자동차그룹인 폭스바겐 그룹에 속해있는 아우디는 네바퀴 굴림 방식의 세단과 스포츠다목적자동차(SUV) 등 차별화된 고성능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아우디코리아와 국내 판매 대행 계약을 맺은 회사(딜러사)도 국내에 10곳에 이른다. 국내 진출한 독일 3사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아우디 판매회사들은 극심한 실적 부진과 적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들 회사들이 작년에 판매한 차량은 모두 1만 7868대였다. 같은 기간 이들이 기록한 적자규모는 모두 1163억원이었다. 사상 최대였다.
수도권에 본사를 둔 판매회사 고위임원 B씨는 "솔직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까지 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실적 부진 배경에 대해 그는 "아우디코리아의 무리한 판매 목표 설정과 물량 밀어내기가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B씨는 "국내 딜러사들은 이미 2022년에 아우디코리아에 향후 시장전망을 전달하면서, 2023년 판매대수를 1만 7000-1만 8000대 정도 제안했었다"면서 "하지만 아우디(코리아)에선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3만 2000대 판매 목표를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벤츠와 BMW도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2023년 판매 목표를 전년(2022년)과 동일하게 세웠다"면서 "이들은 매년 신차를 가져와서 팔았지만, 아우디는 그나마 신차 출시 계획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마디로 무리한 신차 판매 목표를 정하고, 딜러사들에게 물량을 떠넘겼다는 것. B씨는 "2023년도 재고차량이 아직도 창고에 수천대씩 쌓여있다"면서 "사실상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차값의 20%씩 깎아줘도 판매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창고에 쌓인 수천대의 아우디 차량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