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필 선생 기념관동광원 창립자 이현필 선생 기념관
정병진
이현필 선생(1913~1964)은 수도공동체 동광원을 시작한 설립자이다. 그는 전남 화순 도암 등광리 출신의 영성가 이공( 李空) 이세종(1879~1944) 선생의 수제자다. 한때 결혼하였지만, 스승 권유에 따라 '해혼'(解婚)한 뒤 1943년경부터 남원에서 주민들에게 성경을 가르쳤다. 그러던 중 자신을 따르는 이들과 지리산 자락 서리내에 움막을 짓고 공동생활을 하기 시작해 자연스레 자생적 수도공동체를 이루었다. 방 원장은 그 무렵부터 함께하였다고 한다.
동광원의 생활 수칙은 '청빈, 순결, 순명'이다. 수도자로서 마음과 몸을 깨끗이 하고 정절을 지키며 부지런히 일하여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추구한다. 동광원 사람들은 이 같은 수도 정신으로 한국전쟁기 넘쳐나던 고아와 결핵환자,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내 가족처럼 돌보았다. 한때는 동광원에서 생활하는 이가 6백 명에 달하기도 하였다. 동광원의 분원인 광주 귀일원에서는 지금도 지적, 정신, 등록 장애인들을 돌보는 복지시설을 운영한다.
이현필 선생 기념관 전시물들을 둘러보니 동강원 수도자들이 스승을 얼마나 존경하고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이현필 선생이 쓴 일기장, 편지, 들고 다니던 호롱불 등잔, 작은 옷상자까지 소중히 간직해 전시해 놓았다. 이현필 선생은 목사나 장로도 아닌 그저 평신도 수도자였다. 수도생활하는 동안 늘 맨발로 다녀 '맨발의 성자'란 별칭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