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운봉고원 인월면 유곡리 돌장승
이완우
장승은 마을 입구에 세운 나무나 돌 기둥으로, 벅수라고도 한다. 남녀 한 쌍을 이루어 남자는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 여자는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의 명문이 세로로 새겨져 있기도 하다. 이 장승의 유래는 사찰의 경계, 미륵불, 마을 당산과 선돌 등 아직은 분명하지 않지만, 마을의 수호신 구실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낙동강 상류인 백두대간 운봉고원에는 돌장승이 밀집하여 분포한다. 이 지역 인월면 유곡리, 운봉읍 권포리, 서천리(서림공원)와 권포리 등 10km 이내 지역에 돌장승 10기가 모여 있다.
이곳은 고남산 아래이며 황산의 둘레로서 고려말 황산대첩의 역사적인 장소이다. 10월 하순, 마을 당산나무가 가을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계절에 운봉고원 돌장승을 찾아가며 여행하였다.
돌장승들은 마을 어귀의 길 양쪽에 남녀 한 쌍으로 서 있었다. 옛길은 좁았으므로 남녀 돌장승이 좁은 길섶 양쪽에 더 가까이 마주 보고 있었을 것이다.
옛날에는 마을마다 좋은 샘이 있었고 마을 앞에는 작은 방죽(웅덩이, 둠벙, 연못)이 있으면, 마을 어귀의 돌장승 가까이에 여름이면 어리연꽃도 피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여느 논이나 가까이에 작은 방죽이 있었으며 생태계의 보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