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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패망, 임정요인들과 환국

[김삼웅의 인물열전 -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단주 유림평전 12] 임시정부는 일제의 패망을 내다보면서

등록 2024.10.27 17:09수정 2024.10.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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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정부 환국 기념 촬영 사진.(1945년 11월 3일) 맨 앞줄 백범 김구 왼쪽이 김규식이다.
임시정부 환국 기념 촬영 사진.(1945년 11월 3일) 맨 앞줄 백범 김구 왼쪽이 김규식이다.백범기념사업회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충칭에서 일제의 패망을 내다보면서 좌우합작을 이루고 광복군을 창설하여 본토진격 등을 준비하였다. 1919년 3·1혁명을 계기로 4월 11일 상하이에서 출범한 임시정부는 27년 동안 중국 관내를 돌아다니면서 일제와 싸운 한민족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기관이었다.

임시정부는 1941년 11월 28일 건국강령을 제정하여 해방 후 건설할 민족 국가의 성격과 강령을 마련하고, 12월 9일에는 일본에 선전을 포고하는 한편 1944년 4월 약헌(헌법)을 개정하여 유림 등을 영입하고 민족혁명당 등과 통합하여 좌우합작 정부를 출범시켰다.

임시정부는 또 국무위원 장건상을 연안에 특사로 파견하여 김두봉을 비롯한 독립동맹 간부들을 만나, 충칭에 모여 통합문제를 협의키로 하였다. 그러나 시국이 급진전하면서 김두봉의 충칭행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것이 성사되었으면 해방 후 통일 과업을 논의하는 데도 큰 기여가 될 수 있었는데, 안타까운 일이 되었다.

임시정부는 일제의 패망을 내다보면서 〈임시정부의 당면 정책〉14가지를 제시했다. 1. 임시정부는 최속기간 내에 입국할 것. 2., 미·소·영 등 우방과 제휴하고 연합국 헌장의 준수. 3. 국내에 건립될 정식정권은 반드시 독립국가·민주정부·균등사회를 원칙으로, 14. 독립운동을 방해한 자와 매국적 처단 등이 담겼다.

1945년 8월 15일 일제가 마침내 항복하였다. 국권을 강탈한 지 35년 만이었다. 일제의 항복은 한국인 모두의 감격이었지만, 독립운동가들의 그것은 남달랐을 것이다. 유림은 충칭에서 일제의 패망 소식을 들었다.

김구 주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은 1945년 11월 5일 장개석 정부가 내준 비행기를 타고 5시간 만에 충칭에서 임시정부가 출범했던 상하이로 돌아왔다. 그러나 국내 귀환을 위해 미국이 보내주기로 한 비행기는 상하이에 머문지 18일만인 11월 23일에야 도착했다. 이날 김구 등 1진 15명은 미군 C-47 중형 수송기편으로 3시간 만에 김포공항에 도착 환국하였다. 유림 등 2진은 일주일 후 목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국내에는 임시정부 환영 준비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었으나 미군정측이 이를 알리지 않아 공항에는 환영객 하나 없었다.

미군정은 임시정부 요인들을 개인자격으로 귀국케 하는 등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에 있던 이승만은 10월 16일 미국 태평양 방면 육군총사령관 맥아더가 주선한 비행기를 타고 도쿄를 경유해 서울에 도착했다. 미 육군 남조선 주둔군사령관으로 임명된 존 하지 중장은 이승만이 일본 도쿄에 도착했을 때 그를 만나려 일본까지 가서 맥아더와 3인회담을 가진데 이어 대대적인 귀국환영 대회를 연 것과는 크게 대조되었다.


미국은 투철한 민족주의 계열인 임시정부 요인들보다 친미성향이 강한 이승만을 처음부터 점찍고 크게 우대하였다.

유림 등 임시정부 요인들은 환영준비위원회에서 마련한 경교장과 한미호텔에 머물면서 해방정국에 대처하였다. 12월 19일 대규모적인 임시정부 개선 환영식이 열렸다. 미군정은 냉대했지만 국민은 임정요인들을 뜨겁게 환영했다. 식장에는 조선음악가협회가 제정한 〈임시정부환영가〉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임시정부 환영가

1. 원수를 물리치고
맹군이 왔건만은
우리의 오직 한 길
아직도 멀었던가
국토가 반쪽이 나고
정당이 서로 분분
통일업신 독립없다
통일만세 통일만만세

2. 30년 혁명투사
유일의 임시정부
그들이 돌아오니
인민이 마지하여
인제는 바른 키를
돌리자 자주독립
독립업신 해방 없다
통일만세 통일만만세.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인물열전 -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단주 유림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유림평전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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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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