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2> 스틸컷, 내가 바로 불안이다!
Disney/Pixar
문득 6월에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2>이
떠올랐다.
라일리의 감정 본부에는 전편의 주요 감정들 외에 새로운 감정들이 등장한다. 불안과 따분, 부럽, 당황이는 폭풍 같은 사춘기의 한중간에 있는 열세 살 라일리의 심리를 더욱 디테일하게 나타냈다.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라도 공감하지 않았을까.
다양한 감정들의 고군분투 속에 라일리가 정체성을 찾고 자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대견스러웠다.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하고,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여정임을 알기에 라일리의 혼란이 더욱 안타까웠는지도 모른다.
질풍노도의 시기로 접어들기 일보 직전인 아들의 감정 본부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불안이가 거침없이 폭주하고, 따분이가 하루를 점령할 때도 있겠지만,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필수 불가결한 감정들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어떻든 간에 아이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더 좋은 자아를 찾기 위해 무던히 애쓰는 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되뇐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주인공 싱클레어는 온전한 자신으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하고, 깨달음을 얻는다. 그 과정에는 늘 데미안이 있었고, 데미안을 통해 인격적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데미안과 같은 인물을 만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어쩌면 아이가 살아가며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좋고 나쁜 경험, 성공과 실패, 그 모든 것이 데미안일 수 있다.
아이가 내면을 헤매며 지독한 성장통을 겪더라도 끝내 자신의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당연하게 부모가 정해준 길을 걸으며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업을 얻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데 아들이 무거운 장바구니를 번쩍 들어주었다. 어느새 엄마보다 커진 아들의 손을 꼭 잡았다. 두툼하고 단단해진 손이 왠지 믿음직스러웠다. 이전의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짜 세상을 만날 아이의 투쟁을 응원한다.
어서 와. 반갑다! 사춘기!
지속가능한 가치로 아이들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육아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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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방에 CCTV라도 달아야 하나... 저만 이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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