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2022년 9월 1일 광주광역시 자택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할머니는 편지에서 "나는 일본에서 사죄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습니다. 대법원에서 승소했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도 기뻤습니다. 그런데도 몇 년째입니까? 우리 정부 무슨 말 한마디 못하고 있지요. 왜, 무엇이 무서워서 말 한 자리 못합니까? 미쓰비시가 사죄하고 돈도 내놓으세요. 다른 사람이 대신 주면 나는 무엇이 될까요? 일본에서는 양금덕을 얼마나 무시할까요? 만약에 다른 사람들이 준다면 절대로 받지 못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양금덕 말을 꼭 부탁, 부탁한다고 부탁합니다"라고 썼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지난 3월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 후지코시 등 일본 피고 기업 3개 회사 방문 투쟁에 양금덕 할머니를 대신해 박아무개씨(셋째 아드님)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지난 10월 11일 광주지역 음악인들이 응원 공연을 갖기로 한 540차 도쿄 금요행동에도 참가하기로 했지만, 돌연 일본 방문 며칠 전 참가하기 어렵다고 알려와 동행하지 못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최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심규선 이사장이 광주를 방문해 가족측과 접촉을 갖고, 제3자 변제에 합의키로 한 사실을 인지하고, 가족 측에 "할머니의 지금까지 유지해 오신 명예와 존엄이 지켜질수 있도록 해 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렸지만, 결국 무위에 그쳤다.
할머니는 치매로 인지능력이 박약한 상태며, 의사결정이나 표현도 매우 어려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판결금 수령이 온전히 할머니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다.
입장
경위를 모두 알수 없지만, 일본의 사죄와 미쓰비시의 배상을 위해 앞장 서 온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역사정의를 세우기 위한 발걸음이 여기서 멈춘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상기할 것은, 양금덕 할머니 측의 좌절은 윤석열 정권에 의해 자행된 것이다. 일본이 하나를 요구하면 두 가지를 스스로 내 준 윤석열 정권의 친일 퍼주기 외교, 피해자의 목소리를 압살하기 위해 헌법 취지를 위반해 대법원 판결의 역사적 성취마저 뒤엎은 윤석열 정권에 그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윤석열 정권은 대법원에 계류 중인 강제 매각 사건에 대한 판결을 가로막고,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하는 것까지 방해에 나섰다.
일본과 공조해 국가가 자국민의 목소리를 이중, 삼중으로 협공 압살하는 상황에서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96세 양금덕 할머니 측의 선택지는 갈수록 협소했다. '사죄'가 우선이라던 96세 양금덕 할머니는 결과적으로 피해자 압살해 온 한일 공조에 의해 무릎이 꺾였다.
양금덕 할머니의 역사 투쟁은 여기서 멈췄지만, 윤석열에 맞선 역사 정의 투쟁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2024년 10월 24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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