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1심 선고 공판 출석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지난 7월 1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위반,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4일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및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항소심 공판(수원고법 형사1부, 재판장 문주형)에서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은 쟁점으로 떠오른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의 북한공작원 리호남 존재에 대해 "내가 만나서 안내했다"라고 증언했다.
이는 자신이 모셨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증언에 부합하는 증언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의 진술에 근거해 2019년 7월 마닐라에서 열린 제2차 아태평화국제대회(이하 국제대회) 기간 중 김 전 회장이 리호남을 만나 70만 달러를 줬고, 이 돈이 이화영 전 부지사가 요청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비용이라고 보고 있다. 방 부회장은 현재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기소돼 같이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다.
이날 피고인석 대신 증인석에 선 방 부회장은 직전 공판(17일)에서 김 전 회장이 명확히 발언하지 못했던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지난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은 큰 틀에서 리호남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을 유지했지만, 돈을 줬다는 호텔 이름도 헷갈리는 등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김 전 회장의 진술 상황을 방 부회장도 피고인석에서 지켜봤다. 일주일 뒤 방 부회장은 김 전 회장과는 달랐다.
"리호남을 제일 많이 만난 게 나랑 채OO(쌍방울 직원)이다. 위챗이라고 우리 카톡 같은 게 있다. 거기에 채OO, 리호남, 내가 함께 묶인 방이 있다. 또 나랑 리호남만 있는 방도 있다. (리호남에게) 내가 오카다 호텔 로비로 몇 시까지 오라고 했고, 회장님이 있는 방까지 안내를 했다."
"내 전화로, (2차 국제대회 본행사) 당일인가 저녁에, 리호남이 '왔다' 해서... 우리 숙소는 오카다 호텔이였다. 숙소가 100평 정도 됐는데, 회장님은 방에서 자고 우리는 엑스트라 침대에서 잤다. 우리 일행이 주점 같은 곳으로 갔을 때, 방까지 그분(리호남)을 안내해드리고, (김성태가) '너는 나 대신 저 자리를 마무리하라'고 해서 갔다. 그게 다인데 너무 거창하게 퍼지니까..."
변호인들이 당시 리호남의 옷차림을 묻자 방 부회장은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모자는 안 쓰고 있었으며 안경을 꼈다. 조그만 손가방을 갖고 온 듯했다"고 묘사했다. 그는 "70만 달러는 (김성태가) 공항에서 조니워커블루 리미티드 술을 살 때 받은 밤색 캐리어에 담아서 줬다"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리호남이 어느 호텔에 머물렀는지, 며칠에 입국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다만 방 부회장은 리호남과 연락했다는 위챗 내용은 삭제해서 현재 증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장인 문주형 부장판사가 리호남과 대화했다는 위챗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메신저 대화내용은 증거인멸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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