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가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쿠펜하임에 조성한 '배터리 재활용 공장' 내부 풍경이다.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 배터리를 제조하는 희소 원료를 추출해내는 원형 탱크들에 조명이 비추고 있다
김종철
파랑과 주황색 등의 조명이 대형 원통 탱크를 비추고 있었다. 겉에는 영문자로 황산니켈, 황산리튬, 황산코발트, 황산망간 등의 원소기호가 적혀 있었다. 롭 할리웨어 벤츠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총괄이 직접 폐배터리 모듈 1개를 컨베이어벨트에 올려 놓으며, 재활용 첫 단계를 선보였다.
컨베이어벨트에 오른 폐배터리 모듈은 파쇄기로 들어가 잘게 부숴진다. 이어 '블랙매스(Black mass)'와 플라스틱·구리·알루미늄·철 등 입자가 굵은 물질들이 분리된다. 블랙매스는 니켈, 코발트, 리튬 등 희금속이 담긴 활성 물질이다. 이들 금속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주 원료들이다. 이렇게 분리된 블랙매스에 황산 등 용매를 넣고, 다시 결정화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벤츠는 이 같은 공정을 '기계식·습식야금'이라고 했다. 기존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에서 사용하는 방식과 다르다고 했다. 이미누엘 미헬 벤츠 배터리 재활용 총괄은 "이 같은 방식으로 코발트, 망간, 니켈 등 양극재 원료가 되는 물질을 96%까지 추출해 낼 수 있다"면서 "자원 회수율을 높이고 에너지 사용량은 낮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대, 벤츠의 위기 의식이 배터리 투자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