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의 모 도로 합류지점. 횡단보도가 무색하게 차량은 횡단보도에 걸쳐 있고, 그 앞으로 보행자는 길을 건너고 있다. 역시 정지선은 보이지 않는다.
김관식
횡단보도가 그려져 있는 이면도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차량은 큰 도로 합류 직전 멈춰 서서 그제서야 왼쪽을 살피고 빠르게 진입합니다. 그러는 동안 보행자는 막힌 차량에 횡단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같은 사고의 위험은 우리 주변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 곳이 바로, '교통 사각지대'입니다.
스마트폰 보행자와 킥보드 등 이면도로서 차량 사고 속출
출퇴근 시간, 바삐 운전하다 보면, 합류 지점에 와서야 브레이크를 밟고 좌우를 살피는 운전자가 많습니다. 길을 건너던 보행자도 갑자기 차량과 마주했을 때 그만큼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보며 걷거나 킥보드를 타는 이가 많은 터라 종종 추돌사고를 목격하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보행 중 사망자 수는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현저히 적은 OECD 선진국의 경우 도시 내 제한속도가 대부분 30~50km/h며, 제한속도를 60km에서 50km로 낮춘 후 사고율이 대폭 감소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도시 내 주행 속도를 낮추는 것이 왜 사망률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을까요? 바로 '제동거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제동거리는 말 그대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작동한 후 차량이 정지할 때까지의 거리'입니다. 그 전에, '운전자가 앞의 상황을 인지한 후 브레이크를 밟을 때까지의 거리'인 공주거리도 이해하게 되면 이래서 제공거리가 중요하구나 알게 되죠.
사실,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수도권 및 지방 도로를 시작으로 2021년부터 전국으로 확대 '안전속도 5030'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이것과는 달리 보행량이 많은 이면도로에서 조차 속도 30km/h가 지켜지지 않아 사고가 이어진다는 거죠.
매일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다른 걸 떠나서 나도 골목으로 들어서거나 큰 도로로 합류할 때 급하게 운전하는 경우는 있다"면서도 "골목에서 속도를 줄이면 다른 차량이 끼어들거나 오토바이도 많고 마음이 먼저 급해지는 점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요즘엔 킥보드도 많아져서 조심하려 한다. 조금씩 속도를 줄여보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