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두 번째 맞은 '그날'의 문을 두드린 건 국회의원들만이 아니었다.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는 전국 각지와 세계 각국에서 가족을 잃은 참사 유가족들이 모여들었다. 국회 일대 가로수에는 보라색 목도리가 둘러졌고, 의원회관 벽면에는 보라색 리본들이 매달렸다. 2년 전 이태원 참사로 딸 이주영씨를 묻은 아버지 이정민씨와 살아남은 생존 피해자 이주현씨가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들어섰다. 일본인 희생자 도미카와 메이와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 유족들도 이들 옆자리를 지켰다. 23년 전 일본 아카시시 육교 참사로 둘째 아들을 잃은 시모무라 세이지씨도 이날 의원회관을 찾았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부터 2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유족들의 싸움이 두 번의 해를 바꾸었다. 폭염과 한파 속 단식과 오체투지와 삭발 끝에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도 첫발을 뗐다. 유족들은 흩어져 고립되지 않고 사회적 참사를 우리 사회의 공적 서사로 만들고자 했다. 이날 국회 추모제도 단순한 위로의 주고받음이 아니라, 희생자 한 명 한 명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존재였는지 함께 기억하는 자리이길 바랐다.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추모하고 헌화한 2시간. 참사 이후를 살아내는 유족들은 서로 연결돼 있었다. 연결될수록 참사의 아픔과 기억의 틈들이 메워질 것이란 믿음으로 희생자들에게 국화를 올리며 함께 울었다.
이날 국회가 처음으로 주최한 이태원 참사 2주년 추모제에는 이태원·세월호 등 재난 참사 유가족 100여 명과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원내지도부가 빠짐없이 참석했다. 연결되어 달라는 유족들의 요청에 국회가 응답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공적 추모제였다.
여야 지도부에 "공감의 정치" 부탁한 유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