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이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감사가 중지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소연
9월 초 <뉴스토마토>의 김건희 여사 총선 개입 의혹 보도로 시작된 명태균 녹취록 파문이 5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당초 제기됐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문제를 넘어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명태균씨가 제공한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가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여론조사 조작 의혹까지 더해지며 관련 이슈가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사안의 핵심 제보자인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출신 강혜경씨의 입에 모든 이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국회 법사위에 나온 강씨는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대표가 절대 정치적으로 발을 디디면 안 될 것 같고 거짓말들을 너무 많이 하고 있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출석했다"라고 밝혔다.
강씨가 국감에 출석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대다수의 관심사는 김건희 여사의 육성이 나올지 여부였다. 하지만 이날 국감에서 강씨는 김건희 여사에 대해 "(명씨가 김 여사와) 약간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라는 얘기를 했다"라는 등의 이야기만 전했을 뿐 김 여사의 육성은 나오지 않았다. 강씨의 폭로 관련, 변호인인 노영희 변호사를 지난 28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노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9월 명태균 녹취록이 등장했을 때 나온 게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인데, 최근엔 다른 정치인들의 이름이 더 많이 오르내리고 있어요.
"원래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이 제일 중요한데 지금 돌아가는 양상을 보게 되면, 이 쟁점의 중심이 김건희 여사에서 명태균의 사기 내지는 이준석 의원의 관여 쪽으로 넘어가는 것 같이 보이긴 하거든요. 하지만 수많은 증거들이 남아 있고 지금은 초창기라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 과도기적으로 관련자들(의 이름)이 나오는 것이죠. 이 사건의 본질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과 국민의힘 내부에 의해서 벌어진 선거 관련 위법 사항들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금방 확인되어 정리가 될 거라고 봐요."
- 변호사님은 이번 명태균 사태에서 중요한 게 뭐라고 보세요?
"우선 명태균이라는 사인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대선판과 보궐선거, 지방선거판을 흔들었는지, 그리고 그렇게 흔들 수 있었던 원인은 결국 김건희 여사와 여권의 힘 있는 정치인들이 아니었을지, 이것이 돈만 바치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잘못된 정치 문화가 가져온 폐해가 아니었을지란 생각을 하고요. 그 다음에 더 나쁜 건...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그런 식으로 행동했다 하더라도, 예컨대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같은 사람이 접촉해서 이 사람이 문제 일으킬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더 이상 확산되지 못하도록 막았어야 되는데 자기도 같이 동조했으니, 그런 것들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뉴스타파>가 27일 윤석열 캠프가 대선 당일에도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를 가지고 회의를 했다는 보도를 했어요.
"그동안 81번의 여론조사가 있었었고 그 여론조사는 전부 다 대통령에게 보고가 되었다고 주장한 게 바로 강혜경씨 말이었거든요. 하지만 대통령실은 그것에 대해 대답 안 했고 명태균씨는 처음엔 맞는 것처럼 얘기하다 갑자기 보고서를 만들기는 했는데 보고는 안 했다란 식으로 말을 바꿨어요. 근데 어제 뉴스타파를 보면 명씨가 한 말은 다 거짓말이고 실제 강혜경씨가 한 말이 맞다는 거잖아요.
대통령은 선거 때 본인에 대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는 걸 알고 있었고 81번이나 되는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는 등 불법적인 행동한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죠. 또 그 중에 여론조사 조작해서 결과를 뒤집어 냈던 것들이 몇 건 있다는 게 뉴스타파 보도였는데요. 사실상 대통령은 조작된 미공표 여론조사를 이용해 다른 사정 잘 모르는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이렇게 똑똑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 받는가 보다'고 생각하게 해서 본인에게 유리한 투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한 거죠. 이건 공직선거법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국민에게 사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명태균과 강혜경 설명 중 누구 말이 맞을까?"